의약품 도매상이 환자의 동의 없이 의료기관으로부터 환자들의 처방전을 발급받아 특정약국에 몰아주고, 조제된 약을 요양원에 배달하는 수법으로 의약품 불법 담합 행위를 한 의사 약사 의약품 도매업자들이 덜미를 잡혔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은 지난 2~11월 의료기관 약국 의약품 도매상간 담합행위를 수사한 결과 의료법과 약사법 위반혐의로 의사 6명, 병원직원 1명, 약사 1명, 의약품 도매업자 1명 등 9명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피의자 A씨는 자신의 가족 명의로 의약품 도매상을 운영하면서, 병원 6곳과 요양원 77개소 간 진료협약 체결을 알선 했다. A씨는 알선의 대가로 병원으로부터 자신이 취급하는 의약품 등이 포함된 처방전을 넘겨받아 특정약국 1곳에 전송해 약을 조제하게 한 후, 약사 B씨로 부터 조제약을 넘겨받아 77개소의 요양원에 배달하다 적발됐다.
의사와 병원 직원은 A씨가 요양원과 진료협약을 체결할 수 있게 해준 대가로 환자들의 동의 없이 요양원 환자 982명의 전자처방전을 건네줬다. 이 과정에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질병분류기호, 처방의약품 명칭 등 개인정보 수 천건이 유출됐다.
이들은 이러한 불법 담합 행위를 통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4억 2000여만원 상당의 의약품을 불법 유통하고, 요양원 환자 개인정보 4000여 건을 유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전자처방전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탐지하거나 누출‧변조 또는 훼손할 경우, 의료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 약사 B씨는 A씨로부터 전자처방전을 전달받은 후 환자와 대면 및 복약지도 없이 조제한 의약품을 A씨에게 다시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약국개설자 및 의약품판매업자가 허가 받은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할 경우, 약사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병우 경기도 특사경 단장은 “의료기관, 약국, 의약품 도매상 간 불법 담합행위로 부당이득을 취했고, 건강에 관한 정보는 처리에 특별한 주의가 요구 됨에도 환자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면서 "의약품 불법담합 등 불공정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