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중국 재정부는 국무원 비준을 거쳐 내년 신규 발행할 지방정부의 특수목적 채권(이하 지방채) 발행 중 1조 위안(약 168조원)어치를 앞당겨 발행하기로 했다. 이는 올 한 해 신규 발행된 지방채 물량 2조1500억 위안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는 투자를 견인하고 내수를 확대하기 위함이라고 중국 증권시보 등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신규 지방채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철도 등 교통, 에너지, 환경보호, 의료·양로·탁아 등 방면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경기 하방 압력 속 지방정부 재원이 쪼달리면서 인프라 투자 활력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윈드사 통계에 따르면 1~9월 중국 전체 인프라 투자 증가율은 4.5%였다. 1~8월에 비해 0.3% 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5% 미만 수준이다.
올해도 중국은 지방채를 통한 인프라 경기 부양에 힘쓸 것으로 예상됐다. 중금공사는 2020년 중국 지방채 발행 규모가 3조3500억 위안으로, 2019년보다 1조2000억 위안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신건설 증권도 내년 지방채 신규 발행 물량이 3조 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재무부는 앞서 하루 전날인 26일엔 60억달러 규모 달러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중국정부가 발행한 달러채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앞서 중국은 2017년 20억달러 규모에 이어 지난해에도 30억달러어치 달러화 표시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중국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외화 표시 채권을 발행한 것은 중국 기업의 자금 사정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최근 중국에서는 채무불이행(디폴트)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와 함께 기업의 자산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