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폐지안 등 교육 정책 변화, 분양가 상한제 지정에 따른 로또 청약 대기수요 발생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감정원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서울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지난 18일 기준 0.09%로 오름폭이 전주 대비 0.01% 포인트 확대됐다.
서울 전세가격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줄곧 마이너스 변동률에 머물렀지만, 하반기인 7월 1일 0.01%로 상승 반전한 이후 21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감정원 관계자는 "자사고 폐지 이슈 이후 서울 주요 학군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해 매물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주요 인기지역과 역세권, 신축·준신축 단지가 동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다양한 원인으로 서울 전역의 전셋값이 오르고 있음을 시인한 셈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기준 서울 전세가격은 25개 자치구 모두 올랐다.
이번 전세시장 상승은 입주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이례적이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 오는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향후 3개월간 입주할 예정 물량은 내달 5673가구, 내년 1월 3624가구, 2월 7475가구로 총 1만6772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간 서울에 공급된 물량 1만2000여 가구 대비 무려 45.4% 증가한 수치라고 국토부 측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특목고 및 자사고 폐지안, 정시 확대 등의 교육 정책 변화가 전세시장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고 입을 모은다. 강남 학군, 목동 학군 등 전통 학군 우수 지역으로 다시금 학부모 수요층이 몰릴 수밖에 없는 토양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의 K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정시를 확대한다고 한 이래 대치동 일대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며 "물건 자체가 없어서 난리인데, 문재인 대통령은 왜 전·월세 시장이 안정세에 진입했다고 발언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역 지정도 전세시장 불안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주변 시세 대비 훨씬 저렴한 로또 단지에 대한 기대심리가 전세시장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청약 대기수요가 크게 늘면서 서울 강남권 및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전세는 매매보다 먼저 반응하는 선행지표 역할을 해왔는데, 올해는 이러한 분위기가 역전된 상태다. 매매가 먼저 오르고 전세가 후행하고 있어, 전셋값 상승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저금리 기조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전세시장 불안에 한몫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집주인들의 수익이 감소하다 보니 필연적으로 전세 보증금이 상승하게 마련"이라며 "특히 서울은 경기 지역처럼 대규모 주택 공급이 가능한 곳도 아니다. 전세 보증금 상승, 매물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전세시장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