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봉은사에도 이날 오전부터 학부모들이 몰려들어 마지막 기도에 나섰다. 오전 10시30분께가 되자 법당 신발장에는 신발들이 가득 채워졌다. 일부 학부모들은 법당에서 수험생 자녀의 사진을 기도문에 붙인 채 기도를 하기도 했다.
한국을 찾은 일본 관광객인 카네코 히나(21) 씨는 "이렇게까지 부모가 자녀의 대학입학시험을 위해서 절에서 기도를 드리는 건 뭔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일본 뉴스에도 한국의 이런 풍경이 보도되기도 하는데, 일본에서는 집에서 부모가 차분히 기다리는 편이라 이렇게 많은 부모들이 기도하는 모습은 정말 굉장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시 서초구 사랑의교회와 영등포구에 위치한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같은 곳에서도 수험생을 위한 예배가 마련이 돼 학부모들이 예배당을 가득 채웠다. 이날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찾은 공길영(47) 씨는 "일을 빨리 끝내고 자녀를 위해 기도하기 위해 교회를 찾았다"면서 "점심을 건너뛰고 시험 끝날 때까지 기도를 하다가 딸을 마중하러 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사랑의 교회에도 이날 수험생을 위한 기도회를 위해 많은 학부모들이 예배당을 찾았다. 교회 측은 미리 신청한 신자가 총 694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14일 명동성당을 찾은 서울 중앙고등학교 3학년 이지성 군의 어머니는 "이것 저것 챙겨서 보냈지만, 혹시나 빠진 건 없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해서 하루종일 휴대폰만 붙잡고 있을 예정이다"라면서 "끝까지 열심히 해준 것만으로도 고맙고 노력한 만큼 후회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군의 어머니는 "우리나라 입시제도가 매년 바뀌는게 아니라 제도를 보완하는 식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면서 "다음 세대를 위해서 교육부, 정부가 학생과 부모들에게 혼란을 주는 것이 아닌 부족한 점을 보완했으면 좋겠다"고 현행 교육제도에 대한 아쉬움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