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저조한데 고율관세까지…가시밭길 달리는 한국차

2019-11-1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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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판매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10년 만에 최저

-美, 13일 수입차·부품 관세 결정…제외 가능성에도 긴장

[사진=아주경제 DB]

국내 자동차산업이 10년 만에 가장 부진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부품에 대한 폭탄관세 결정을 앞두고 있어 관련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차·부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자동차 232조) 조치 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일본과 유럽연합(EU)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와 부품에 최고 25% 고율 관세를 물릴 수 있다”며 거듭 위협해왔다. 애초 지난 5월 17일이 관세 결정 시한이었지만 결정이 6개월 유예되면서 11월 13일이 됐다.

만약 고율 관세 부과 범위에 한국이 포함될 경우, 향후 대미 자동차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올 들어 한국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더욱 치명적이다. 한국무역협회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11억7400만 달러(약 12조93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7% 증가했다. 팰리세이드 등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 등으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SUV 판매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현재로선 한국이 수입차 고율 관세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이후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표적에서 벗어나 있는 이유에서다. 한·미 FTA 개정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꾸준하게 불만을 제기해온 대미 무역흑자는 7%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3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EU, 일본, 그 외 다른 나라와 좋은 대화를 가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해 한국 면제 관측에 더욱 힘을 실었다.

일본과 EU도 관세를 피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일본의 경우 지난달 초 미국과 1단계 무역 협상안에 서명해 자동차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역시 8일 공개된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3일 EU산 자동차와 부품에 관세를 매기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U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폭탄을 떨어뜨릴 경우 390억 달러어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물리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행보를 감안할 때 완전히 안심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 차례 더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관세 적용에 대한 결과는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러나 만약 고율 관세 부과 등이 결정되면 수출 경쟁력이 크게 약해져서 최악의 경우 수출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만약 고율 관세가 현실화되면, 국내 자동차 산업 경쟁력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자동차 산업은 10년 만에 가장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업체들의 수출과 내수 판매는 연초 이후 10월까지 324만2340대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7% 감소한 수치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1월부터 10월까지 판매량인 279만5914대 이후 가장 적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자동차 판매량은 400만대를 넘기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는 남은 두 달간 월 평균 37만9000대 이상을 판매해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월 평균 판매량은 32만4000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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