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단계적 관세완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장에도 안도감과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미·중 상호간 단계적 관세철회 합의를 갑자기 부인하면서 시장의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금융시장은 지난 7일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의 미·중 간 단계적 관세완화 합의 발표에 뒤이은 후속조치 격 무역협상 경과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원화 가치도 최근 한 달 동안 3.3% 상승했다. 이는 브렉시트 기대감에 따른 영국 파운드화(4.6%)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대내 펀더멘털 개선이 더딘 상황에서 원화 강세가 가팔랐던 이유는 글로벌 달러 약세와 함께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 등 대외발 이슈가 컸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됐던 15% 추가관세 철회가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에 위안 환율이 3개월 만에 달러당 7위안을 하회했고, 원화 강세에 기여했다. 인민은행의 위안화 고시환율 역시 평가절상 기조를 이어가며 3개월 만에 최저인 7위안에 근접했다.
다만, 미·중 협상이 당초 11월에서 12월로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된데다, 미국의 부인으로 '1단계 합의' 서명이 불투명해지면서 신흥국 통화 강세 기조는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긴 호흡에서는 △협상에 대한 기대감 △선진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기조 △글로벌 경기의 반등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원화 강세 방향성은 유효할 전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외 지역의 경기반등이 기대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최근 가격지표에서도 감지되고 있다"며 "이는 달러화 강세 압력을 완화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55~1167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주식시장에 큰 불확실성을 지속해온 리스크가 걷히는 만큼 주식시장 전반에서도 안도 랠리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단계적 관세 철폐는 주식시장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미·중 무역분쟁의 피해가 가장 크게 나타났던 업종을 중심으로 반등이 예상된다.
11일 열리는 광군제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이벤트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매출액 두 자릿수 증가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무역분쟁으로 위축됐던 중국의 제조업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주 주식시장은 코스피 2150포인트 안착을 모색하는 중립 이상의 주가흐름 전개를 예상한다"며 이번 주 코스피 예상범위로 2130~2180포인트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