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조국 수사’에 ‘상상인’ 돌출변수...고심하는 검찰

2019-11-0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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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편승시켜준' 세력.... 수사하자니 '제 식구' 걸릴까 걱정

막바지로 향해 가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수사가 ‘상상인그룹’이라는 돌출변수를 만났다. 자칫 검찰 수사의 ‘큰 그림’을 근간부터 흔들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그렇다고 무시하고 넘어갈 수 도 없는 상황이 되버렸기 때문이다.

‘상상인 그룹’은 유준원 회장이 지난 해 초 골든브릿지증권 등을 인수하면서 만들어진 증권·금융업종의 중견기업이다. 저축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이 핵심계열사다.

여의도 증권가에 따르면 상상인 그룹은 수년전부터 주식담보대출 반대매매로 큰 이익을 봤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증권가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해 준 뒤에 주가가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담보로 잡은 주식을 팔아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인데, 담보비율이 매우 높고 회수기간이 짧아서 사실상 ‘고리대금업’을 한다는 비판도 받아 왔다.

주식담보대출 반대매매라는 것이 성격상 시작과 동시에 주가가 떨어질 수 밖에 없어 개미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다 대주주가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뒤 잠적하는 사례도 많아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상상인 그룹과 유 회장이 ‘작전세력’에 자금을 대거나 ‘풍차돌리기식 무자본 M&A’에 전주(錢主) 역할을 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의혹은 지난 9월부터 몇몇 경제신문을 통해 제기되기 시작하다가 지난 주 MBC ‘PD수첩’의 방송 이후 본격적으로 거론이 되는 분위기다.

당시 방송에서 PD수첩 측은 “상상인 그룹이 검찰 전관 출신 변호사와 현직 검사들을 동원해 비호세력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관련자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검찰이 고심하는 부분인 바로 이 상상인 그룹이 WFM에 최대 200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대출해 줬다는 점이다. 상상인 계열의 저축은행들은 지난 해 7월 앳온파트너스가 보유한 WFM주식을 담보로 100억을 대출해 준 데 이어, 역시 WFM 주식을 담보로 팬덤파트너스에 비슷한 규모의 돈을 대출했다. 코링크PE 역시 WFM주식을 담보로 2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와 관련해 여권 측인사들은 코링크PE나 WFM의 실소유주가 정경심 교수라고 봤던 검찰의 시각을 뿌리째 흔들 수 밖에 없는 ‘팩트’들이라고 보고 있다. 법조계 역시 조심스럽지만 여권의 시각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반면 검찰은 그렇다고 해도 조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의 혐의가 사라지거나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조 전 장관 측이 주가 조작세력에 편승에 이득을 얻었다면 뇌물이 명백하다’고 반박하는 분위기다.

또한 정 교수가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의 논리대로 정경심 교수나 조국 전 장관이 ‘주가조작세력’에 편승에 이익을 챙겼고 그것이 뇌물이라는 의심을 할 수 있다면 공여 혐의자를 수사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다는 지적이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양지열 변호사(48, 사법연수원 40기)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편승을 했다면 태워준 사람이 있는 것 아니냐”며 “편승을 시켜준 사람이 주가조작세력인데 왜 수사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검찰은 아직 상상인 그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코링크PE를 처음 설립하고 증시 우회상장을 도모한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에 대해서도 별다른 추가수사 가능성이 감지되지는 않고 있다.

검사출신의 한 변호사는 최근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의 서울대 연구실을 압수수색했다는 점을 들어 “검찰은 사모펀드 부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수사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상상인을 수사하는 순간 전현직 검사들이 대거 수사 대상에 오를 수 밖에 없다”면서 “검찰개혁이 화두가 되는 요즘 검찰이 그런 수사를 하겠냐”고 고개를 저었다.

[사진=상상인 저축은행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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