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는 분양 받은 아파트가 가격이 치솟았는데 저는 계속 전세 대출 이자를 내고 있으니 갑갑하죠. 이러다가 평생 전세만 전전하는 게 아닌지. 이번엔 청약에 꼭 당첨돼야 하는데···."(분양 아파트 홍보관을 방문한 46세 김모씨)
서울 집값이 빠른 속도로 오르자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열망에 불이 붙었다. 더 늦기 전에 집을 사야 한다는 조바심으로 가득한 것이다. 더구나 정부의 새 아파트에 대한 가격 통제로 이른바 '로또아파트'들이 잇달아 나오면서 "무조건 청약을 넣어야 한다"는 분위기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년간(2017년 10월~올해 10월) 3.3㎡(평)당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101만원에서 2736만원으로 오르면서 30.22%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2015년 9월부터 2017년 9월까지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 상승률인 19.22%(1753만→2090만원)보다 무려 10.57% 포인트 높은 수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체 25개 자치구 중 강동구가 36.57%(2070만→2827만원)에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집값 오름폭이 가장 컸다. 이어 △동대문구 35.19%(1455만→1967만원) △마포구 34.84%(2121만→2860만원) △동작구 34.35%(1869만→2511만원) △성북구 33.52%(1402만→1872만원) 등 순이었다.
그 외에 성동구(33.41%), 송파구(32.31%), 서대문구(31.72%), 영등포구(31.1%), 서초구(30.55%) 등 상승률 상위 10위 권역 모두 2년간 집값이 30% 넘게 뛰었다.
주목할 점은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률이 더욱 가팔랐다는 점이다. 입주 5년 이내 서울 아파트 매매 상승률은 2년간 40.83%(2836만→3994만원)로 평균 상승률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렇듯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내 집 마련을 미뤘던 실수요자들이 빠르게 부동산 매매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정부의 잇단 규제에도 서울 집값이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오름폭이 커지자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한다는 조바심이 나는 것이다.
실제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 신규 아파트 청약시장에는 총 21만6947명(1~2순위 포함)이 몰렸다. 지난해 18만8528명이 몰린 것과 비교하면 2만8419명이 늘었다. 아직 11월과 12월이 남아 있기 때문에 청약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생각처럼 서울 새 아파트를 잡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 청약 시장이 과열되면서 웬만한 청약 가점으로는 당첨은 꿈도 꾸지 못할 수준이다. 분양시장이 달아오르자 숨어 있던 청약가점 만점(84점)에 가까운 사람들이 청약통장을 과감하게 던지며, 강남 등 입지가 좋은 곳의 경우 가점이 60~70점은 돼야 그나마 당첨을 기대할 수 있는 지경이다.
실제 지난 9월 말 분양한 서울 강남구 '래미안 라클래시'의 당첨자 평균가점은 69.5점이었다. 사실상 70점이 넘어야 당첨 안정권에 들 수 있는 수준이다. 청약 가점 70점을 받으려면 청약통장 가입기간 11년(13점)에 15년 이상 무주택자(32점)이면서 부양 가족 4명(25점)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로또아파트를 향한 열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반포우성아파트 주택재건축을 통해 공급하는 '르엘 신반포 센트럴'이 대표적이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5층, 7개동 총 596가구로, 이 중 전용면적 59㎡ 13가구와 전용 84㎡ 122가구 등 135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이 단지 3.3㎡당 평균 분양가는 4891만원으로 전용 59㎡ 10억9400만~12억2800만원, 전용 84㎡ 14억5900만~16억9000만원이다. 인근에 있는 잠원동 '신반포 자이' 전용 84㎡가 지난 8월 27억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주변 아파트 시세 대비와 10억원가량 차이가 난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으나 시세차익이 10억원에 달해 역대급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