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블록체인 상용화 원년... 100억달러 규모 블록체인 서비스 발굴하려는 국내 IT 기업들

2019-11-04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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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아태 지역 대표 블록체인 사업자 선정... 자체 플랫폼 '넥스레저' 금융·물류 등 적용 확대

LG CNS, 2018년 모나체인 개발·기술력 입증... 전기차 폐배터리 유통이력 관리 시스템 등 공공 사업 진출

SK㈜ C&C, 지역화폐 구축 최적화 '체인Z' 선보여... '사회적 소비' 시장 공략 나서

2019년은 블록체인 상용화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내외 많은 IT 서비스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요소로 블록체인을 꼽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나섰고, 그 가시적인 성과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IT 서비스 기업들은 아직 블록체인 기술과 서비스로 크게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전 세계 블록체인 시장 규모가 (시장조사기관 가트너 기준) 2021년 380억달러, 2026년 3600억달러, 2030년 3조1600억달러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많은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특히 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은 전 세계 정부의 규제로 성장세가 꺾인 암호화폐·퍼블릭 블록체인과 달리 위변조 불가에서 비롯된 신뢰성을 바탕으로 물류, 금융, 제조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적용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IT 서비스 기업들의 관심 역시 퍼블릭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집중되고 있다.

가트너는 2021년 블록체인 업계에서 100억달러의 비즈니스 가치를 가진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견했다. 먼저 100억달러 규모 비즈니스 가치를 달성한 기업이 향후 블록체인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설명이다. IBM, 액센츄어 등 해외 IT 서비스 기업뿐만 아니라 삼성SDS, LG CNS, SK㈜ C&C 등 국내 주요 IT 서비스 기업들도 블록체인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투자와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사진=아주경제DB]


◆삼성SDS, 아태 지역 블록체인 대표 기업 선정... 다양한 블록체인 도입 사례로 국내 1위 '자신감'

삼성SDS는 실제 블록체인 기술 개발과 상용화면에서 국내 기업 중 가장 앞선다는 평가다. 전 세계 정부·기업의 도입사례를 토대로 시장조사기관과 언론에게 선도 기업임을 인정받았다.

IT 자문기관 포레스터는 삼성SDS(한국), 징둥클라우드(중국), NTT데이터(일본), 태국IBM(태국)을 아태 지역 블록체인 대표 기업으로 선정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전 세계 '블록체인 기업 50'에 알리바바(중국), 팍스콘(대만), HTC(대만)과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 역시 삼성SDS를 글로벌 블록체인 주요 기업으로 선정했다.

업계에서 삼성SDS를 주목하는 이유는 삼성SDS가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의 상용화 사례가 금융, 물류, 제조, 의료 등 다방면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을 기업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해 디지털 전환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의 경우 은행연합회 뱅크사인 서비스가 넥스레저를 활용해 구축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뱅크사인은 분산합의(비잔틴 알고리즘)와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특성을 활용해 더 안전하고 편리한 전자금융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반 은행권 공동 인증 서비스다.

물류의 경우 삼성SDS는 관세청이 주관하는 수출통관 물류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블록체인을 통해 향후 기업들은 수출품 세관 신고부터 최종 인도 과정까지 (위변조가 불가능한) 단계별 서류를 빠르게 공유받을 수 있다. 해외에서도 삼성SDS는 ABN AMRO 은행,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만청과 함께 넥스레저와 타 블록체인 플랫폼 연결을 위한 기술 '딜리버'를 공동 개발했다.

제조의 경우 삼성SDI의 글로벌 스마트 계약 시스템에 넥스레저를 적용해 투명하고 표준화된 글로벌 전자계약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삼성SDS는 국내 주요 의료기관, 보험사, 헬스케어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 환자가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진료 데이터를 기업에 즉시 제출할 수 있는 보험금 자동청구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삼성SDS는 넥스레저의 차기 버전인 '넥스레저 유니버설'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블록체인 환경을 만들고 있다. 넥스레저 유니버설의 가장 큰 특징은 하이퍼레저 패브릭, 이더리움 등 타 블록체인 플랫폼과의 호환성이다. 넥스레저 유니버설로 서비스를 개발하면, 하이퍼레저와 이더리움에 맞게 서비스 구조를 쉽게 변경할 수 있다.

특히 삼성SDS는 보안 기능 강화와 (블록체인 기술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거래 처리 속도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물류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 관리, 금융 거래 등에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초당 1000트랜젝션(TPS)에 머무르고 있는 범용 블록체인 플랫폼의 처리속도를 1만트랜잭션으로 향상하기 위한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다.

◆LG CNS, 모나체인 상용화 이후 공공·지역화폐에 널리 활용... 유통에 신뢰 심는다

LG CNS의 블록체인 기술과 상용화 사례 역시 국내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특히 LG CNS의 블록체인 플랫폼은 지역화폐와 같은 토큰 발행에 많은 강점을 갖고 있다.

LG CNS는 지난 2015년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한국은행 블록체인 기반 송금 모의 테스트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관련 기술력을 꾸준히 입증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2018년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을 개발했고, 물류와 공공 분야를 중심으로 공급망관리(SCM), 디지털 인증, 지역화폐 개발 사례를 확보했다.

모나체인은 오픈소스 블록체인 플랫폼인 하이퍼레저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기업을 위해 LG CNS는 모나체인에 하이퍼레저가 제공하지 않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설계 기능과 개발 도구를 추가했다.

한국조폐공사는 모나체인을 활용해 블록체인 기반 고향 사랑 상품권 '착'을 개발했다. 모나체인을 통해 한국조폐공사는 판매, 유통, 관리의 어려움과 같은 기존 종이 상품권의 문제점을 모두 해결했다. 상품권의 위변조가 불가능해져 진위 여부 입증이 쉬워졌으며, 상품권 거래 현황과 내역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성남시, 시흥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착을 활용함에 따라 공공에 LG CNS의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첫 번째 사례가 됐다. 한국조폐공사와 LG CNS는 외부 블록체인 플랫폼에 저장된 데이터를 착으로 바로 옮겨서 신뢰성을 입증받을 수 있는 '앵커링' 기능도 개발했다.

LG유플러스, LG전자, KB손해보험 3사는 휴대전화 분실·파손 보험 청구 서비스에 모나체인을 적용했다. 과거에는 이용자가 보험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제조사 서비스 센터에서 수리 내역과 영수증 등을 발급받아 보험사에 팩스로 보내야 했다. 하지만 3사가 모나체인 기반 보험 청구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함에 따라 5일이 걸리던 이용자의 보험 청구 시간은 수 시간으로 줄어들었고, 위변조 확인에 들어가던 인건비도 절감됐다.

현재 LG CNS는 연말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모나체인 기반 제주도 전기차 폐배터리 유통 이력 관리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 사업은 국가 주도 12대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과제 중 하나다. 시스템이 완성되면 제주도청, 제주테크노파크, 배터리 보급업체, 폐기물 재활용업체가 동일한 전기차 폐배터리 유통,이용 원장을 공유하기 때문에 전기차 폐배터리 수명 조작과 같은 불법 행위가 불가능해진다. 과거에는 내구 수명(6년)이 지나도 최초 대비 70%의 효율을 가지고 있는 전기차 폐배터리의 특성을 악용해 유통과 이용 이력을 조작, 사용 기간을 속이고 판매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모나체인 덕분에 이제 불가능해진다.

LG CNS는 모나체인을 활용한 지역화폐 개발 사례 확보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LG CNS는 모나체인을 활용해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 '마곡 커뮤니티 화폐'를 선보였다. 퍼블릭 블록체인의 단점인 처리 속도 문제를 해결하면서, 블록체인 노드에 참여하는 운영 주체 간 거래 투명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향후 LG CNS는 마곡 커뮤니티 화폐의 기능을 보완하고, 노드 운영 주체에 은행을 참가 시켜 지역화폐 가맹점과 사업자의 편의성을 향상할 계획이다.

◆SK㈜ C&C, 블록체인과 사회적 소비 결합... 기부문화 활성화도 기대

SK㈜ C&C는 올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체인Z'를 선보이며 경쟁사보다 늦게 블록체인 시장에 진입했지만, 블록체인 기반 사회적 소비·기부 플랫폼을 2020년 2분기까지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인다.

체인Z는 SK㈜ C&C가 하이퍼레저와 암호화폐 리플 기반 지급결제 시스템을 결합해 완성한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기업용 메인넷과 지역화폐 구축에 최적화되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자체 보상·유통 시스템을 구축하길 원하는 기업과 기관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늦은 행보를 만회하기 위해 SK㈜ C&C는 경쟁사와 다른 '사회적 소비' 시장 공략에 나선다. 공동체 화폐를 기반으로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픈 마켓을 구상 중이다.

한국에는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을 포함해 수많은 사회적 기업들이 활동 중이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플랫폼은 이러한 사회적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단순히 기부를 통해 도와주는 게 아니라 상호 거래를 통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사회적 기업을 활성화해 '착한 소비'를 만들어내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일반 기업에도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합한 혼합형 사업으로의 전환 방법을 제공한다.

또한 SK㈜ C&C는 블록체인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기부문화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부에 대한 불신을 블록체인의 투명한 정보공개와 신뢰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미혼모 지원 기부코인', '아프리카 기아 지원 코인' 등의 형태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다. 기부자 입장에선 기부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고, 모바일로 더 편리하게 기부를 할 수 있게 된다. 기부 단체도 후원 활동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기부활동 내역 증빙과 같은 업무 부담도 해소할 수 있다.

해외의 경우 IBM과 액센츄어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이 활발하다. IBM이 삼성SDS 등 타 IT 서비스 기업과 협력해 하이퍼레저와 같은 범융 블록체인 플랫폼 원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 액센츄어는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관리 플랫폼과 같은 응용 서비스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자회사인 소니도 블록체인을 활용한 게임·음악·영화 저작권 관리 시스템 개발에 나서는 등 자사 비즈니스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려는 기업들의 다양한 시도가 생겨나고 있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블록체인 수요 증가와 암호화폐 규제가 맞물려 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과 상용화가 활발해지고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의 초당 처리속도가 실제 기업 비즈니스에서 활용될 수 있을 정도로 빨라지는 2020년 상반기부터 관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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