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초일류 기업'으로 우뚝
1969년 직원 36명, 자본금 3억3000만원으로 시작한 삼성전자는 50년이 지난 현재 메모리 반도체·스마트폰·TV 등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매출은 창립 첫해인 1969년 3700만원에서 지난해 역대 최대인 243조7700억원으로 늘었다. 브랜드 가치는 611억달러(약 71조원) 규모를 자랑한다. 아시아 기업 중 1위이고, 글로벌 기업에서는 6위 수준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이같은 성과를 만들어내는데 헌신한 임직원들의 노력을 격려하고, 다가올 50년을 준비해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50년은 여러분 모두의 헌신과 노력으로 가능했다"며 "앞으로 50년은 마음껏 꿈꾸고 상상하자"고 말했다. 이어 "50년 뒤 삼성전자의 미래는 임직원들이 꿈꾸고 도전하는 만큼 그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삼성전자가 도약할 수 있었던 데에는 1983년 2월 이 선대회장의 '도쿄 선언'이 있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진출했지만, 도쿄 선언 이전에는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다. 이 선대회장은 도쿄 선언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본격화를 다짐했다.
당시 주위에서는 자본과 기술 부족 등을 이유로 '무모한 도전'이라고 봤지만 이 선대회장은 경기 기흥 공장 착공에 나서는 등 반도체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그해 세계 3번째 64K D램 개발 성공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92년에는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하며 일본, 유럽, 미국 등 기존 반도체 강국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27년간 삼성전자는 단 한차례도 D램 세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반도체 신기록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 이건희 회장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꿔라"
이후 이건희 회장은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 '신경영' 시대를 열었다. 당시 이 회장은 삼성전자의 세탁기 등 가전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잘 팔리고 있었지만, 최고가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선두 기업을 발 빠르게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워(Fast-Follower)'만으로는 세계 1위를 할 수 없다고 봤다. 이 회장은 강도 높은 혁신을 통해 시장을 이끄는 '퍼스트 무버(First-Mover)'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는 이 회장의 주문은 유명한 일화다.
이듬해 삼성전자는 국민 휴대폰으로 불렸던 '애니콜'을 탄생시켰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는 품질에 이 회장은 '화형식'이라는 충격요법을 쓰기도 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애니콜로 성공을 거뒀고, 이 성공은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든 이후 삼성전자가 2012년부터 8년 연속 휴대폰 판매 세계 1위를 유지하는데 밑바탕이 됐다. 'D램 신화'에 이은 '스마트폰 신화'가 본격화된 것이다.
◆ 이재용 체재 본격화···미래 성장 동력 발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현재 삼성전자는 '오너 3세'인 이 부회장 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이 부회장은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바이오, 전장부품을 점찍었다. 이를 중심으로 2022년까지 180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당행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또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도 내놨다.
지난달 10일에는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는 "외부의 추격이 빨라질수록, 그 도전이 거세질수록 끊임없이 혁신하고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이지만 저희는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시장의 다운턴,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까지 겹치며 극도의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는 현 경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어떤 리더십으로 100년 삼성을 만들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