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사 133곳은 올해 3분기 매출 313조2213억원과 영업이익 21조418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5% 넘게 줄었다.
이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09조1315억원, 38조9881억원에 달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8%가량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역시 2.3% 정도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세는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째 이어지고 있다.
전체 기업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 실적이 눈에 띄게 부진했다. 반도체 호황이 꺼진 탓이다. 실제 올해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6%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도 5.3%가량 감소했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전체 상장사 가운데 10곳 중에 4곳꼴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133곳 중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은 53개사였고 늘어난 곳은 66개사였다. 나머지 5곳은 같은 기간 흑자전환했고, 3곳은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가 확대된 기업은 2곳, 적자가 축소된 기업은 4곳이다.
그래도 4분기부터는 기업 실적이 반등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실적 전망치를 낸 기업 245곳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29조5357억원으로 전년 동기(28조4525억원)보다 3.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매출도 472조9544억원으로 2%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업황도 반등 신호를 내고 있다. 김명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낸드(NAND)를 중심으로 먼저 회복된다는 신호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3분기 SK하이닉스 낸드 가격이 전분기보다 올랐다"며 "또 반도체 식각장비 1위 공급사 램서치가 고객사의 재고가 정상화돼 시설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반등 기대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난해 4분기 부진했던 실적이 올해 기저효과로 나타날 전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비교하면 기저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3분기 어닝시즌은 실적의 선회 포인트로 기능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회복 온기가 업종 전반에 퍼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을 보면 반도체가 거의 대부분"이라며 "기술과 일부 수출 업종, 필수소비, 유틸리티를 제외하면 실적 회복에 대한 징후가 미약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