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먹히는 중금리정책... 저축은행, 중신용자 부과금리 年 20% 육박

2019-11-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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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율 규제 시행 앞두고 "회피 꼼수" 지적도

저축은행들이 정부의 서민금융 정책에 역행하고 있다.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중금리시장 활성화에 나섰지만, 대형 저축은행들은 여전히 고금리 이자장사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중신용자에게도 연 20%에 육박하는 '살인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업계 2위 OK저축은행이 지난 9월 취급한 가계신용대출의 가중평균금리는 연 19.84%로 집계됐다. 이는 자산이 2조원이 넘는 대형사 8곳(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유진·JT친애·애큐온)이 내보낸 신용대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이들 8개사가 집행한 대출금리가 전국 평균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9월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18.32%였다. 
 

[그래픽=아주경제]


문제는 이들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차주 대부분이 신용등급 4~6등급의 중신용자라는 점이다. OK저축은행의 주력 상품인 '마이너스OK론'의 대출고객은 10명 중 7명(73.06%)이 중신용자다. 4등급자 비중은 10.07%인데, 이들은 평균 연 19.35%의 금리를 적용받았다. 중신용자에게도 전혀 중금리 대출이 적용되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저축은행들은 정부가 분류한 중금리대출 상품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취급액은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 이들 8개 저축은행이 취급한 중금리대출(가중평균금리 연 16% 이하) 총액은 2조1520억원이다. 그나마 정부가 보증하는 '사잇돌' 등의 정책 상품이 다수다.

이같은 고금리 장사로 대형 저축은행들은 막대한 이자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 8개사가 거둬들인 대출이자 총액은 6월 말 기준 78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93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대출이자 증가율(9.8%)을 크게 상회한다.

고금리가 횡행하자, 내년부터 적용되는 예대율 규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내년엔 예금액 대비 110%까지만 대출영업이 가능한데,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에 대해선 130% 가중치가 부여된다. 평균 금리가 20% 미만으로 내려왔지만, 가중치 규제를 피하면서 20%에 가까운 금리를 부과해 이자이익을 늘리려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중신용자더라도 은행 대출문턱을 못 넘었거나 한도가 꽉 차 저축은행으로 넘어온 경우가 많아 지금과 같은 금리 책정이 불가피하다”며 “일부 저축은행을 제외하고 1년 간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최소 0.96%포인트에서 최대 4.80%포인트 인하됐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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