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정동영에 "와줘서 감사"…이낙연·손학규·이재명 '화환-근조기' 거절

문재인 대통령이 모친 강한옥 여사(92)의 장례를 조용히 치르는 가운데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의 조문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30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어머님의 신앙에 따라 천주교 의식으로 가족과 친지끼리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며 “많은 분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강 여사의 빈소는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차려졌다. 남천성당 주요 출입로 등에는 청와대 경호원들이 배치돼 외부인의 신원과 방문 목적 등을 확인하며 출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조용히 장례를 치르겠다는 의사를 밝힌 문 대통령은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 대신 7대 종단 관계자들의 조문은 받았다. 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이자 부산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도 빈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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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정치인 중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의 조문을 받았다. 정 대표와 그의 부인은 이날 오전 10시 15분경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과 함께 추모관 앞에서 기다렸다. 이를 전해 들은 문 대통령은 ‘오래 기다리셨으니 뵙겠다’는 뜻을 전했다. 

정 대표는 오전 10시 45분경 조문을 마친 뒤 “(문 대통령에게) ‘훌륭하신 어머니를 여의시고 애통한 심정이 크실 것 같다. 위로를 드린다’는 말씀을 드리며 조문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께서 5남매를 훌륭하게 키우셨다. 어떻게 보면 어머니께서 참 복이 많으신 분이고, 그래서 문 대통령 같은 분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표정이 어땠나'라는 물음이 나오자 정 대표는 "(문 대통령이) 와 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정 대표 이외 다른 정치인들의 조문이나 근조기 등은 일절 거절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근조기는 전날 성당 입구에서 경호팀에 의해 돌려 보내졌다.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성당 안까지 들어갔지만, 빈소에서는 조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오후 11시 15분과 이날 오전 7시 등 두 번이나 성당을 찾았지만 조문하지 못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전날 조문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오거돈 부산시장도 이날 출근길에 성당에 잠시 들어갔지만, 조문은 하지 않았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일동 명의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근조화환도 이날 오전 문 대통령 측의 정중한 거절로 되돌아갔다.

한편 강 여사의 발인은 31일로 예정돼 장례미사 후 부산 영락공원에서 고인의 시신을 화장하고,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안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