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의 장례를 철저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가운데 청와대 참모진 및 정치인들의 조문을 정중하게 거절하고 있다.
전날(29일) 별세한 강 여사의 빈소는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마련됐다. 문 대통령과 유족들은 강 여사가 생전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점을 고려해 성당에 장례식장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30일 새벽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많은 분들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며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에서도 조문을 오지 마시고 평소와 다름없이 국정을 살펴주실 것을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
전날(29일)부터 강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남천성당 주요 출입로 등에는 청와대 경호원들이 외부인의 신원과 방문 목적 등을 확인한 후 출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오후 11시 15분과 이날 오전 7시 등 두 차례에 걸쳐 남천성당을 찾았음에도 조문하지 못했다. 인근에서 1박을 했다는 김 의원은 "어쩔 수 없다"며 돌아섰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또한 전날 조문하러 왔으나 발길을 돌려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천성당 인근에 관사를 둔 오거돈 부산시장도 출근길에 남천성당에 잠시 들렀지만, 조문은 하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측은 화환과 근조기 등도 일절 받지 않지 않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근조기 역시 성당 입구에서 경호팀에 의해 입구에서 돌려 보내졌다. 국무위원 일동 명의의 조화도 이날 오전 일찍 도착했으나 이 역시 반려됐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전날 다른 곳에 머물다가 이날 새벽 남천성당에 도착해 영도 미사에 참석했다. 친지와 신도 등 150여 명이 미사를 드린 것으로 전해졌다.
천주교 부산교구에 따르면 강 여사 장례미사는 오는 31일 오전 10시 30분 남천성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경남 양산의 부산교구 하늘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