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조슈아웡 막아야"…홍콩 교육까지 손 뻗치는 中

2019-10-2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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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일보 "홍콩사태 교육 탓, 갈등 부추겨"

국정교과서 도입·중국어교육 강화 등 전망

환구시보, 폭력시위 역수출에 서구권 당황

지난 20일 홍콩 도심에서 벌이진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가한 시위대가 중국 기업인 샤오미 매장을 훼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중국 관영 언론이 홍콩의 반중 시위 사태가 교육 제도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국정 교과서 도입과 중국어 교육 강화 등을 주문했다.

홍콩 시위가 20주째 지속되는 가운데 시위대의 격렬한 시위 방식이 해외로 수출돼 서구 사회가 당혹해 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1일 '조슈아 웡 미화, 홍콩 교육의 병 반드시 고쳐야'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홍콩의 교육 제도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최근 홍콩의 일부 중학교에서 조슈아 웡(黃之鋒)을 '중화 전통 미덕의 격언·명인 시리즈' 사례로 가르친 데 대한 격앙된 반응이다.

인민일보는 "조슈아 웡은 홍콩 독립 분자로 얼마 전 서방 국가로 도망쳐 자신의 동포를 제재해 달라고 애걸했던 인물"이라며 "중화 전통 미덕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홍콩 교육 제도의 부작용이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인민일보는 "홍콩의 교육 교재나 교사들은 교실을 정치적 관점을 살포하는 곳으로 만들었다"며 "홍콩과 내륙(중국 본토)의 갈등을 증폭시켜 비제도화 경로를 통해 표출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일반 교육 교재에 표준이 없어 사실을 외면하고 흑백을 뒤바꾸며 편견으로 가득찬 내용이 수두룩하다"며 "홍콩 독립 등 위법·유해한 사상이 언론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홍콩의 교육은 중국의 역사·문화를 계승하고 당대의 중국 발전을 인식하는데 허점이 많다"며 "중국 역사는 선택 과목으로 바뀌고 중국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교육은 중국어 수업으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국민 교육을 중시하며 플라톤이나 루소 등 서양 문화의 역사적 원류를 적극적으로 교육한다고 부연했다.

인민일보는 공산당의 속내를 대변하는 매체로, 향후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교육 제도 개편에 나설 지 주목된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홍콩의 반중 정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인지하고 아동·청소년 교육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며 "직접 나서지는 않겠지만 국정 교과서 채택이나 중국어 교육 강화 등에 입김을 행사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홍콩 시위 사태가 20주째 지속된 가운데 시위 양상은 갈수록 격렬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20일 홍콩 도심에서 진행된 시위 과정에서 시위대는 중국계 은행 지점에 화염병을 투척하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파손하는 등 반중 정서를 드러냈다.

중국 기업인 샤오미, 유니소(Uniso) 점포 등도 공격 타깃이 됐다.

지난 16일에는 시위를 주도하는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岑子杰) 대표가 친중 단체의 일원으로 추정되는 괴한 4명에게 쇠망치 공격을 당해 중상을 입는 등 반중·친중 간 진영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전날 환구시보는 사평(사설)을 통해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 독립 요구' 시위와 지하철 요금 인상에 항의하며 칠레 산티아고에서 벌어지고 있는 격렬 시위는 홍콩의 폭력 시위를 모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평은 "카탈루냐 시위대는 카탈루냐를 '제2의 홍콩'으로 만들겠다는 구호를 외치며 홍콩의 복면 폭도처럼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며 "런던 등의 급진적 환경주의자들도 홍콩 시위대의 교통 파과 수법을 모방하는 등 파괴성이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과 서구 정치인들은 홍콩의 폭력적 시위에 대해 좋다고 외치다가 폭력이 유럽과 미주로 빠르게 번지자 너무 갑작스러워 방어하지 못하는 꼴"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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