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은 황교안 검사 같은 사람을 조사하는 법이다"(이종걸 당 검찰개혁특별위원장)
"한국당이 이렇게 국민을 속이고 거역하고 검찰 개혁에 반대한다면 엄정한 국민 심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김상희 당 검찰개혁특별위원장)
휴일인 20일 민주당은 국회에서 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3차회의를 열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이후 처음 열린 특위 회의에선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수처설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해당 법안들은 선거제 개편안과 달리 오는 29일이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해당 법안들의 본회의 부의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민주당은 강력한 여론전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선 한국당을 향한 성토가 쏟아졌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앞에서 열렸던 촛불집회를 거론, "여의도에 촛불이 옮겨왔다. 서초동에 내려진 검찰 개혁을 향한 국민의 명령이 마침내 국회에 전달돼 온 것"이라며 "다음주, 또 그 다음주 더 많은 촛불이 파도가 돼 여의도를 가득 채우게 될 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광화문 집회에서) 한국당이 지지자를 동원해 문재인 정권을 향해 터무니 없는 선동을 한 것과 달리, (국회 앞 촛불집회는) 자율과 연대의 정신으로 검찰 개혁 법안의 신속처리라는 매우 구체적인 명령을 국회에 전달했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어제 (광화문) 집회에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금 검찰이 잘하고, 개혁의 칼 끝은 검찰이 아닌 문재인 정권을 향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검찰 개혁을 반대한다는 노골적인 선언"이라며 "집회에서는 거짓과 공포를 조장하는 왜곡이 난무했다"고 했다.
이어 "한국당이 주장하는 검찰 개혁은 검찰 개혁 방해 방안이며 검사의 특권을 옹호한다는 것을 실토한 것이다. 한국당을 검사특권사수대라 불러도 할 말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종걸 의원은 "황교안 대표가 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삼성 비자금 사건 리스트에 올랐던 것을 기억하느냐, 이 사건에서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여러 명이 처벌을 받아 그 리스트의 신빙성이 입증됐지만 그 어떤 조사도 받지 않았던 사람들은 리스트에 올랐던 검사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종걸 의원은 "공수처법은 이 리스트에 올랐지만 조사와 처벌을 받지 않은 황교안 검사 같은 사람을 조사하는 법"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당이) 공수처법은 유례가 없는 법이라고 한다. 우리 나라 검찰이 유례없는 검찰이기 때문에 공수처법은 꼭 필요하다"고 했다.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상희 의원도 "한국당이 이렇게 국민을 속이고 거역하고 검찰 개혁에 반대한다면 엄정한 국민의 심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며 "29일은 어찌보면 국회의 시간이 초읽기에 들어가는 것이다. 국회는 국민의 명령을 준엄하게 받아들여야 된다"고 했다.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군소 야당은 비록 각론에 대한 입장차는 있지만, 검찰개혁 법안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패키지'로 묶인 만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수처 법안에 손 들어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당이 협상에 응하지 않고 강경 반대할 경우 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당이 공수처 설치를 강행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제2의 패스트트랙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 128석, 정의당 6석, 평화당 4석에 대안신당 9석과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들을 합하면 의결정족수 149석을 채우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