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시험대 오른 중국 경제…투자·소비·물가 일제히 '빨간불'

2019-10-1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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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성장률 6% 그쳐, 27년來 최저치

투자·소비 위축, 서민 물가는 오름세

내달 미·중 정상회담이 최대 분수령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중국 경제가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6.0%에 그치며 올해 목표치 마지노선인 바오류(保六·6%대 성장률 유지)에 턱걸이했다.
성장률이 추가 하락할 경우 경제 운용 전략 및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판이다.

투자·소비·물가 등 경제 지표 전반에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여파 탓인 게 분명하다.

다음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최소한의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중국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다.

◆3분기 성장률 6%, 27년來 최저치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4조6865억 위안(약 4118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0%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분기의 6.2%보다 0.2%포인트 하락했고, 시장 예상치(6.1%)에도 미치지 못했다.

6.0% 성장률은 분기별 성장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상반기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성장률 하락세가 완연하다.

지난해 1분기 6.8%, 2분기 6.7%, 3분기 6.5%, 4분기 6.4%로 떨어지다가 올해 1분기 6.4%를 유지한 뒤 2분기 6.2%, 3분기 6.0%를 기록 중이다.

지난 3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6.0~6.5%로 제시했다.

2017년 바오류 기조가 시작된 뒤 가장 낮은 수준이며, 올해 목표치의 마지노선까지 떨어진 셈이다.

경제 지표 전반이 우울하다.

3분기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누적 기준)은 5.4%로 1분기 6.3%, 2분기 5.8% 등에 이어 하락세가 지속 중이다.

불황에 신음하는 기업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전매특허인 대규모 건설 사업을 통한 경기 부양도 효과가 반감되는 분위기다.

3분기 부동산 개발 투자 증가율(누적 기준)은 10.5%로 1분기 11.8%, 2분기 10.9%보다 낮았다.

소비 위축세 역시 엿보인다. 9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7.8%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지만 2분기 말이었던 6월의 9.8%와 격차가 크다.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6월 이후 7%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는 디커플링이 심화하고 있다.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보다 1.2% 하락했다. 7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다.

PPI는 원자재·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이 반영된 지표로 제조업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선행 지표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9월 CPI 상승률은 3.0%로 2013년 10월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황 속에 실생활 물가는 꾸준히 오르는 흐름이다. 중국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다.

◆다음달 미·중 정상회담이 분수령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완화되지 않는 한 중국 경제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지방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인프라 투자에 쏟아부어 경기 부양을 노리는 정책은 한계에 도달했다.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의식한 나머지 이른바 화끈한 돈 풀기를 주저하고 있다.

기업과 개인에 대한 대규모 감세도 추진 중이지만 단기적으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다음달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 자리에서 최소한의 합의라도 도출된다면 중국 경제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미·중은 지난주 미국산 농산물 대량 구매와 대중 관세율 인상을 유예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미니 딜'을 성사시켰지만 아직 공식 합의문은 마련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칠레에서 시 주석과 만날 것을 공언한 상태다. 무역전쟁 일시 휴전 및 봉합이 이뤄진다면 중국 경제가 안정될 수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6%대 성장률 붕괴까지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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