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16일 기준금리 인하 단행에 힘 실릴 듯

2019-10-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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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두달 연속 마이너스 영향

디플레이션 발생 우려에 양적완화 정책 고려할 수도

일부선 "금리 내려도 경기 안살아나" 실효성 의문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6일 통화정책방향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통위원들은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 우리나라도 양적완화(QE) 정책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실이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사전질의 답변서를 보면, 금통위원들은 "향후 금융·경제 상황의 변화를 점검하면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1.75%에서 1.50%로 낮추며 통화정책을 완화적인 방향으로 틀었지만, 더 완화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2.00∼2.25%에서 1.75∼2.00%로 0.25% 포인트 내려 한은의 정책 여력도 넓어졌다.

무엇보다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가 유력시되는 것은 올 8~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달 연속 마이너스(8월 -0.04%, 9월 -0.4%)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현재 한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2%다. 하지만 2013년 이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돈 적은 2017년 1∼5월과 7∼9월 및 2018년 10∼11월 등 10개월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위, 늦어도 다음 금통위(11월 29일)에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한은의 금리정책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리를 내려도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금통위원들에게도 고민거리다. 실제로 김 의원의 사전질의 답변서에서 금통위원들은 물가상승률이 지나치게 낮은 수준에 머무는 데 대해 "중앙은행이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에 영향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앙은행이 시중에 통화를 직접 공급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다. 금통위원들은 답변서에서 "현재로선 정상적인 금리정책으로 대응할 여력이 남아 있는 만큼 제로(0) 금리 또는 양적완화와 같은 비전통적 정책수단의 시행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고 전제했다.

다만 위원들은 "향후 금융·경제여건 변화로 필요한 경우엔 중앙은행 대출, 공개시장 운영, 지급준비제도 등 한은이 보유한 정책수단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적완화 정책 시행의 판단기준에 대해선 "원론적으론 금리정책 운용 여력이 제약되는 상황에서 심각한 경기침체 및 디플레이션 발생 우려가 높아지는 경우"라고 제시했다.

사전질의는 이주열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을 상대로 이뤄졌다. 답변은 개개인의 의견이 아닌 다수의 의견(소수의견 병기)을 정리한 형태로 제출됐다.
 

지난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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