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기반 실시간 차량호출 플랫폼 ‘타다(운영사 VCNC)’가 서비스 출범 1년을 맞아 정부에 쓴소리를 내뱉었다. 정부가 지난 7월 제시한 모빌리티 플랫폼과 택시와의 상생안(택시제도 개편안)을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강행할 경우, 회사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국가 배상까지 거론한 것이다.
타다는 그러면서도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고객 호출 수요를 등에 업고 내년까지 운행 차량을 1만대로 늘릴 것이란 포부도 드러냈다. 또 AI·데이터 기반 플랫폼 고도화와 노디젤 등 친환경 정책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박재욱 VCNC 대표는 7일 서울 성수동 패스트파이브에서 타다 출시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운영차량을 1만대로 확대하고, 드라이버도 5만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서비스 지역도 수도권 전역에서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실제로 타다의 성장세는 무섭다. 지난해 10월 8일 300대로 서비스를 시작해 1년 만에 운영대수를 1400대로 늘렸다. 현재 누적 가입자수는 125만명을 넘어섰다. 기존 택시업계는 렌터카 기반의 타다를 두고 사실상 ‘불법 택시’라며 격렬하게 반대했고, 일부 택시기사들은 분신까지 감행하며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택시업계와 협의를 통해 타다·카카오T 등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국토부가 운송사업자를 선정·허가하는 규제혁신형(타입1) △법인택시와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가맹을 맺는 가맹사업형(타입2) △T맵택시 등 승객과 택시를 연결하는 중개사업형 등 3가지 형태로 허용하고, 플랫폼 업체가 수익 일부를 사회적 기여금으로 내도록 하는 내용의 상생 방안을 발표했다.
타다는 3가지 타입 중 규제혁신형 타입1에 해당한다. 문제는 타다가 제시한 내년 1만대 증차안은 국토부가 제시한 혁신형 플랫폼택시의 총량제를 훨씬 상회하는 규모라는 점이다. 타다의 이날 증차 계획이 사실상 택시제도 개편안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이유다.
현재 국토부는 택시제도 개편방안의 연내 입법화 절차에 착수했고, 지난달 2차 실무기구회의에서도 타다 측은 정부의 택시 허가 총량제에 강하게 반발했다. 박재욱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대표는 “만약 우리 회사가 (허가 총량제로 인해) 잘 안 돼 망하게 된다면, 이미 사들인 택시 면허를 국가가 되사주는 등 배상 같은 법적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일단 법제화를 한 뒤 시행령으로 구체화하려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실제 법안으로 올라가면 과거 콜버스나 카풀 사례처럼 (타다 등 신규 모빌리티 업체들이) 실질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든다”면서 “우린 이런 입장을 이미 정부에 전달했고, 정부가 각계의 입장을 충분히 수렴해 법제화를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여금 사용처에 대해서 그는 “제도 개선안에 담긴 기여금 제도는 단순히 택시 감차에 사용될 것이 아니라 모빌리티 산업 발전에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타다가 내년 사업 확장을 위한 캐시카우를 확보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지난 7월 택시제도 개편안 발표한 이후 KST모빌리티 등 택시와 손잡은 업체들은 추가 투자를 유치했지만, 타다는 그렇지 못한 상황.
박 대표는 투자 유치 가능성에 대해 “1만대 공급을 위해 외부자금을 충분히 수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조금 더 규모의 경제를 갖게 되면, 충분히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구조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아직 정부의 법률 개정안이 확정되고 법안이 나온 것도 아니다”라며 “타다의 기본 정책은 사용자 편의와 수요에 따라 공급량을 늘리는 것으로, 내년에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경우 1만대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숫자”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부는 타다 측의 내년 1만대 확대 방침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타다의 1만대 확장 발표는 그 간의 제도화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리고, 사회적 갈등을 재현시킬 수 있는 부적절한 조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