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檢 압박' 공식입장 선 긋지만…文 '경고성 발언'에 충돌 불가피

2019-09-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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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작심 비판…野 "대통령까지 나서 檢 겁박"

조국 법무부 장관 의혹을 둘러싼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이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조 장관이 수사 검사와 통화한 사실을 시인한 데 이어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검찰 수사 압박 파문은 양측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급기야 그간 공개 입장을 자제하던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검찰을 향해 "개혁 요구가 커지 는 현실을 성찰하라"고 경고, 양측의 갈등이 일파만파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인권 언급' 文대통령의 작심 비판

문 대통령은 이날 조 장관을 수사하는 검찰을 향해 "검찰 개혁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나 수사권 조정 등 법·제도 개혁뿐 아니라 검찰권 행사의 방식과 수사 관행 등의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국민을 상대로 공권력을 직접적으로 행사하는 기관"이라며 "엄정하면서도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의 행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작심 비판했다. 이는 조 장관에 대한 먼지털기식 압수수색과 그 과정에서 촉발한 피의사실 공표 문제 등에 대해 '경고성 발언'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이날 문 대통령이 언급한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가 조 장관 압수수색을 의미하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알아서 해석하라"고 잘라 말했다.

제74차 유엔 총회를 마치고 전날(26일) 귀국한 문 대통령은 하루 만에 검찰 메시지를 내면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성찰하라", "검찰이 수사권 독립과 검찰 개혁의 주체" 등의 표현을 써가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며 차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文 발언에 野 "檢 겁박에 대통령까지 나서"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작심 비판은 '시즌 2'로 접어든 조국 정국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검찰도 최근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사실상 공개 소환 방침을 정하면서 물러설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 수석의 수사 압력 논란 등 그간 누적된 검찰에 대한 청와대 내부 불만이 터지자, 문 대통령이 전면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강 수석은 전날(23일) 전라남도 순천시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균형발전 정책박람회에서 한 기조연설에서 지난 23일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 등과 관련해 "조용히 수사하라고 했는데 검찰의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한·미 정상회담이 진행 중이니 검찰에 수사해도 조용히 하라고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했다"며 "검찰은 그 말을 듣지 않았고 대통령이 한반도의 운명을 가르는 회담을 하는 시간에 우리가 보았던 그런 일을 했다"고 외압 논란을 자초했다.

강 수석은 자신의 발언 이후 수사 외압 논란을 의식한 듯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 관계자 중 저한테 직·간접적으로 연락받은 분이 있다면 손!"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강 수석의 검찰 수사 논란에 대해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수사 압력을 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뜩이나 안갯속인 정국은 문 대통령이 검찰의 조국 수사 전선에 뛰어듦에 따라 한층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 발언 직후 "검찰은 개혁 요구를 엄중히 새기고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지만, 김명연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을 향해 개혁 주체라며 겁박에 나선 것이자, 권력을 빌미로 노골적 개입에 나섰다"고 대대적인 대여공세를 예고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회원들이 27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사회정의와 윤리가 무너졌다"며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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