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민은행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 유지...중국경제 합리적 구간"

2019-09-2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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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 총재 "지준율 대폭 인하나 통화완화 서두르지 않을 것"

"중국은 세계 다른 중앙은행과 달리 대규모 통화 부양책을 서둘러 추가하지 않고,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24일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이강(易鋼)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이날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추가 통화 부양책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대폭 인하하거나 통화완화 정책 시행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주장이다. 

이 총재는 전 세계 경제에 하방 압력이 있으며 중국 경제도 어느 정도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현재 중국의 통화정책 수단은 충분하며 금리 수준은 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유럽의 양적완화 재개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기조 속에 중국은 국내 경제 상황과 물가 흐름을 고려해 통화 완화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현재 중국 경제는 합리적 구간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은행장은 "전반적으로 금융 리스크가 통제되고 있으며 그림자은행과 일부 주요 기관들의 리스크도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도 전했다. 

금융 리스크 통제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면서도 통화완화 행보에 있어선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 등 다른 글로벌 중앙은행들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이강(易鋼) 중국 인민은행장. [사진=신화통신]

최근 중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는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위안화 가치 절하, 부채 부담, 부동산 거품 등 압력에 직면해 있다. 이에 인민은행은 지난 17일 대출우대금리(LPR)의 기준이 되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17개월째 동결시켰다. 이는 유동성 공급 확대 기조 속에서도 통화완화에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됐다. 20일엔 새 기준금리 성격인 1년 만기 LPR을 4.25%에서 4.20%로 0.05% 포인트 낮췄다.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속에 올해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관련 통계 공표 이후 최악인 6.2%까지 떨어져 올해 성장률 마지노선을 6.0%로 정한 중국 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6% 이상의 중고속 성장을 유지하기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최근 언론에서 공개적으로 인정할 정도다.

실제로 중국 정부의 각종 정책에도 불구하고 이달 들어 발표된 투자,소비 등 실물지표는 가파른 둔화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지난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4.4% 증가하면서 전달 4.8% 증가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 시장 예상치 5% 증가도 크게 밑도는 것이다. 2002년 2월 이후 17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던 지난 7월보다도 더 낮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산업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가시화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고정자산투자도 둔화됐다. 지난 1~8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동기 대비 5.5% 증가해 시장 예상치 5.8% 증가를 밑돌았다.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1~8월 제조업 설비투자가 전년 동기대비 14.7% 감소했다.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제조업 경기와 설비투자가 침체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인민은행이 디지털화폐를 2014년부터 연구하고 있지만, 디지털화폐 발행 시기에 대한 시간표는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화폐가 전자 결제와 결합할 것이라면서 디지털화폐가 국경을 넘어 사용된다면 돈세탁이나 다른 문제가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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