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문화재단(대표이사 이창기)과 공상집단 뚱딴지(대표 문삼화)는 오는 9월28일부터 10월12일까지 연극 ‘코뿔소’를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공연한다.
‘코뿔소’는 프랑스 부조리극의 대가 외젠 이오네스코의 작품으로, 한적한 마을 광장에 돌연 나타난 코뿔소와, 하나둘 코뿔소로 변해가는 사람들을 통해 인간의 집단 본능과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을 담은 작품이다.
황이선이 연출을 맡은 뚱딴지의 ‘코뿔소’는 캐릭터들이 계속해서 코뿔소로 변하는 우화적인 요소를 비롯하여 원작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극적 장치를 사용했다.
이오네스코의 원작은 코뿔소로 변하는 군중 속에서 그들에 물들지 않고 버티는 인간 ‘나’의 존재를 강조한 데 반해, 뚱딴지의 ‘코뿔소’는 ‘인간답다’는 개념을 재규정 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황이선 연출은 “극이 쓰인 당시에 비해 사회가 변했고, 단순히 이것이 선과 악이나 다수와 소수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과연 군중에 속하려는 습성을 나쁘다고만 할 수 있는지, 어쩌면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 아닌지, 애초에 자신이 코뿔소로 변할지 인간으로 버틸지 선택할 수 있는지, 스스로는 선택했다고 믿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 더 많지 않은지 등 현대적 관점에서 새로운 질문을 던져 보았다”며 “코뿔소 무리를 응원할 지 혼자 남은 인간을 응원할 지, 한바탕 응원 싸움으로 쉽고 편하게 다가가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연극 ‘코뿔소’는 외젠 이오네스코의 대표작 ‘대머리 여가수’, ‘수업’, ‘의자들’과 함께 언급되는 수작이다. 1960년 독일에서 초연된 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세계 유명 극장에서 꾸준히 상연되고 있으며, 부조리극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당시 유럽을 휩쓸던 나치즘의 집단 본능을 맹렬히 풍자하며 반향을 일으켰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재해석되며 끊임없는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프랑스의 스타 연출가 에마뉘엘 드마르시 모타가 이끄는 ‘코뿔소’가 국립극장 무대에 오르며 한국의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받은 바 있다.
부조리극은 무겁다는 인식으로 부담스러워하는 연극 팬들에게, 재치있는 감각과 깊이를 모두 선사할 연극 ‘코뿔소’는 인터파크 및 마포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