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돼지열병 여파로 중국 육류업체들이 육류 수입을 크게 늘리면서 세계 육류 물량이 감소하고,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돼지고기 대체재로 꼽히는 가금류의 대(對)중 수출이 전년 대비 31% 급증한 브라질에서는 닭가슴살과 닭다리의 소매가격이 16% 뛰었다.
유럽의 돼지고기 가격은 평균 5% 올랐으며, 호주에서는 양고기 가격이 14% 증가하고. 뉴질랜드에서는 소고기 가격이 사상최고치에 달했다.
돼지고기 파이로 유명한 영국 베이커리 체인점 디킨슨앤모리스는 돼지고기가 부족 현상 때문에 돼지고기 파이 가격을 10~15% 인상했다. 디킨슨앤모리스 관계자는 “돼지고가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일주일에 약 4000개의 돼지고기 파이를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아직 눈에 띄는 가격 변화가 없지만, 곧 육류가격 급등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WSJ는 진단했다. 미국 선물시장에서 돼지고기 12월물 가격이 9월 들어 4.5% 상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에서는 역대 최악의 돼지고기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연간 약 5530만톤의 돼지고기를 소비하고 있는데, 이 중 대다수는 국내에서 공급돼 왔다. 그러나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여파로 중국 내 돼지고기 생산량은 올해 약 1620만톤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50% 가까이 인상됐고, 중국 당국은 돼지고기를 배급제로 제공하고 닭고기 등 다른 육류 소비를 권장하는 등의 조치에 나섰다.
그럼에도 세계 육류 가격의 영향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지난 5~7월 중국의 돼지고기·닭고기·소고기·양고기 수입량은 50억 달러(약 5조9875억원)를 넘어서며 70% 가까이 급증해 전 세계 육류 가격 급등세를 초래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육류 부족은 결국 전세계 단백질(육류)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