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국 앱티브와 합작법인(조인트벤처, JV) 설립 본계약 체결식에서 밝힌 말이다. 최근 정체된 그룹을 혁신하기 위한 선봉장으로 나선 정 수석부회장이 그리는 미래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자율주행은 자동차 산업은 물론 모빌리티 업계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최상위 혁신 기술로 꼽힌다.
앱티브는 차량용 전장부품 및 자율주행 전문 기업으로, 인지시스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컴퓨팅 플랫폼, 데이터 및 배전 등에서 업계 최고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은 앱티브가 핵심 사업으로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부문이다.
◆ 자율주행 분야 최고업체 우군 확보... ‘미래차 전략 가속화 전망’
두 회사는 JV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하고 인간중심에 기반하는 완벽한 ‘이동의 자유(Freedom in Mobility)’를 실현해 고객가치를 높이겠다는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JV는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와 적극적으로 연대 가능한 협업 시스템을 마련, 개방형 협력 구조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현실화되면 JV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기술 공급 기회는 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다양한 업체들과의 협업 과정에서 보다 신속하고 광범위한 기술 테스트 역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체결식에 참석한 케빈 클락 앱티브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파트너십은 차량 커넥티비티 솔루션, 스마트카 아키텍처 분야 앱티브의 시장 선도 역량을 보다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최첨단 기술력과 R&D 역량은 자율주행 플랫폼의 상용화를 앞당기기에 최적”이라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글로벌 협업체제도 시너지 받을 것 관측
나아가 현대차그룹이 그간 구축해 놓은 자율주행 글로벌 협업체제도 더욱 시너지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AI) 기반 통합 제어기와 센서 개발을 위해 미국 인텔 및 엔비디아와 협력하고 있다. 중국의 바이두가 주도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인 '아폴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고성능 레이더(Radar) 전문 개발 미국 스타트업 '메타웨이브', 이스라엘의 라이다(Ridar) 전문 개발 스타트업 '옵시스', 미국의 AI 전문 스타트업 ‘퍼셉티브 오토마타’ 등에 전략투자하고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미래 모빌리티 연구기관인 ACM(American Center for Mobility)의 창립 멤버로, 이곳에서 추진 중인 첨단 테스트 베드 건립에 500만 달러(약 56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자율주행기술 전문 기업 '오로라'에 전략투자하고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7월 러시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얀덱스와 공동 개발한 자율주행 플랫폼을 공개하고, 현지에서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자율주행 개발 경쟁은 누가 우군을 더 많이 확보해 다양한 환경에서 더 많은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느냐가 핵심 관건”이라며 “현대차그룹은 JV와 우선적 협력을 통해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더욱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