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김찬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시작과 함께 4타를 잃으며 최악의 출발을 보인 김찬은 매서운 몰아치기로 ‘버디 쇼’를 펼쳐 단숨에 선두권으로 도약, 제35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2억원)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김찬은 19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청라 골프클럽(파71)에서 개막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신한동해오픈 첫날 1라운드를 5언더파 66타로 마쳤다. 김찬은 이마히라 슈고(일본)와 함께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15, 16번 홀(이상 파4) 연속 버디로 까먹은 타수를 채운 김찬은 후반 1~4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낚아 단숨에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어 6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한 뒤 마지막 9번 홀(파3)에서 버디로 마무리해 4타를 잃은 뒤 9타를 줄이는 괴력을 선보였다.
이날 경기를 마친 김찬은 “오늘 아침에 잠이 잘 안 깨서 좋은 출발을 못했다. 그래도 13번 홀부터 몸이 풀리면서 버디를 많이 잡을 수 있었다”며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찬은 11번 홀(파4) 더블보기 상황에 대해 “드라이버로 치려고 마음먹었는데 뒷바람이 불어 3번 우드를 잡았다. 어드레스 때부터 불편하고 자신감이 없었다”며 “역시 샷이 말려버렸다”라고 아쉬움을 남겼다. 이 홀에서 김찬의 티샷은 훅으로 왼쪽 벌칙구역에 들어가 2타를 잃었다.
김찬은 지난해 허리 부상으로 고생이 심했다. 하지만 치료에 전념하고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스윙으로 바꾸면서 허리 통증은 완전히 없어졌다. 그는 “예전 스윙은 허리가 아플 수밖에 없었다. 허리에 힘을 쓰지 않는 몸을 다 써서 하는 스윙으로 바꿔 훨씬 편해졌다”며 “드라이브 샷 거리는 10~15야드 정도 줄었지만, 잘 안 맞아도 가운데로 맞출 수 있게 됐다”고 만족했다. 그는 지난해 부상 여파로 운동을 못해 체중이 10kg 정도 불어 최근에는 본격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체중 감량도 하고 있다고 했다.
김찬은 최근 주무대인 일본프골프투어(JGTO) 후지산케이 클래식에서 단독 4위에 오르는 등 허리 부상에서 돌아온 뒤 꾸준히 상위권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렇게 가면 우승은 조만간 한 번은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못하면 속상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인 김찬은 “지금은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것밖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그러다 우승까지 하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에서 상금랭킹 7위 안에 들어가서 일본에서 열리는 PGA 투어 조조 클래식에 출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