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쌍용차, 브랜드 핵심 경쟁력 ‘창원 엔진 공장’을 가다

2019-09-1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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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창원 엔진 공장 내 가공 라인 전경. [사진=쌍용차 제공]

“벤츠 혈통을 이어받아 국내 최고 수준의 엔진을 만들자.”

쌍용자동차 창원 엔진 공장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이 매일 아침 되새기는 각오다. 차의 심장으로 분류되는 '엔진'에서 1등 경쟁력을 확보해, 국내외 완성차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하겠다는 포부다.

지난 18일 방문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소재 엔진공장에는 자사 제품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건물 내 벽면 곳곳에 붙은 포스터에서는 ‘엔진 경쟁력만이 살길’ ‘벤츠 수준 품질 확보’ 등의 문구를 쉽게 살펴볼 수 있었다.

약 11만6000m²(3만5000평) 부지의 창원공장은 1·2공장으로 나눠져 있다. 1공장은 소형, 2공장은 중형 차량용 엔진을 각각 생산한다. 최대 연간 25만대(1공장 9만대, 2공장 16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누적 생산량은 어느덧 300만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쌍용차는 1991년 메르세데스 벤츠와 기술 제휴를 맺고 엔진 개발에 첫 발을 뗐다. 이후 벤츠 기술을 바탕으로 2004년부터 독자 엔진 개발 능력을 확보했다. 민병두 쌍용차 창원공장담당 상무는 “공장 운영의 전반적인 방식을 모두 벤츠에서 벤치마킹했다”며 “여느 공장과 달리 설비 제품 비중도 일본보다 독일이 높다”고 말했다. 쌍용차가 벤츠 수준의 엔진 품질을 자신하는 이유다.

쌍용자동차 창원 엔진 공장의 조립 라인 전경. [사진=쌍용차 제공]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수많은 설비와 로봇들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현장에서 근무 중인 작업자들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변진수 쌍용차 생기보전팀 팀장은 “창원 공장의 완성도 높은 자동화 시스템 덕분”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조립 라인의 경우 평균 55%(1공장 50%, 2공장 60%) 수준의 자동화를 이루고 있다. 가공 라인은 100% 자동화를 이뤘다. 가공 라인에는 4~5명 정도의 소수 근로자가 품질 체크 등 비교적 단순 업무만을 소화하고 있었다.

덕분에 엔진을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크게 단축됐다. 엔진 하나가 만들어지는데 걸리는 총 시간은 5~6시간이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비교해 봐도, 결코 뒤쳐지는 수준이 아니다.

생산 효율성도 높아졌다. 혼류생산 및 고효율 생산 체제로 다기종·소량생산에 적합한 유연한 생산시스템을 갖췄다. 현재 창원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엔진 종류는 총 7개다. 특이한 점은 7종의 엔진 중 가솔린 엔진(4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디젤(3종)보다 높다는 것이다. 전과 달라진 가솔린 모델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변 팀장은 “지난 2014년 쌍용차 내수 판매량의 3.9%에 불과했던 가솔린차 비중은 지난해 30%까지 대폭 늘었다”고 귀띔했다.

향후에도 가솔린 비중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016년 4월부터 37개월에 걸쳐 개발된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이 이같은 흐름을 주도한다. 이 엔진은 신형 코란도와 티볼리에 탑재됐다. 경쟁 엔진 대비 배기량은 낮지만 1500rpm에서부터 4000rpm까지 넓은 영역에 걸쳐 최대토크를 내 우수한 추월능력과 가속성능을 발휘한다.

불량률도 낮다. 창원공장의 불량률은 가공라인 50ppm(100만대 당 불량 개수), 조립라인 100ppm 수준이다. 민 상무는 “불량은 만들지도 보내지도 말자는 게 기본적인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 바보라도 완벽하게 조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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