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여행은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계절적 특성으로 여름과 겨울방학 시즌으로 집중됐다. 그런 만큼 여행지의 프로그램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해외여행이 보편화되고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여행레저업계의 이 같은 공식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모든 라이프스타일에서 기성 세대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밀레니얼 세대가 전면에 등장한 것도 큰 이유가 됐다.
‘호캉스(호텔+바캉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밀레니얼 세대에서는 여행을 계획할 때 숙박 장소 자체가 중요한 결정 요인이 됐다. 숙박업계를 포함한 여행레저업계는 이들 세대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새로운 성공 공식 만들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와의 코마케팅(co-marketing)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 가까워 가벼운 나들이 장소로 인기인 파라다이스시티는 독일 대표 피규어 브랜드 플레이모빌을 초청해 전시회를 열었다. 플레이모빌은 세계 100개국에서 30억개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글로벌 기업이다. 24종의 대형 피규어가 전시장 입구에서 아이들을 반기니, 가족단위 고객들의 찬사가 대단하다.
국내 최고의 스키장으로 유명한 용평리조트는 이번 여름 휴가철에 이색적인 동물농장을 운영해 어린이를 동반한 여행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유독 사람을 잘 따르고 영리하다고 알려진 알파카를 중심으로 왈라비, 양, 염소, 프레리도그 등에게 직접 먹이도 주고 동물을 만지며 교감할 수 있는 체험형 농장이다. 6~10월 개화하는 코스모스, 백일홍, 메리골드 등 꽃길도 조성해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했다고 한다.
주변 관광휴양시설과 연계한 복합리조트 조성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서핑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양양에는 오색케이블카와 프리미엄아웃렛 등을 추가한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며, 부산에선 합법적 카지노에 관광과 쇼핑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복합리조트 추진이 논의되고 있다. 잠자리 제공과 더불어 워터파크와 스키장을 추가해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던 리조트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짐 콜린스는 그의 저서 ‘Built to last(번역명: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에서 “한때 좋은 결과를 거두었다고 해서 그것이 계속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은 항상 변화하기 때문”이라며 성공의 방식은 영원할 수 없음을 역설했다.
밀레니얼 세대에는 여행이라는 것이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 스며들어 삶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큰 요인 중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여름과 겨울 성수기에 집중했던 여행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유명 리조트들도 여행객들이 사계절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며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추구하는 ‘과감한 변화’가 관광산업의 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