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이르면 다음 달 인사추천위원회를 설립해 차기 행장 선임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최종구 전 수출입은행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영전했을 때도 1~2개월 동안 후보자를 파악한 후 위원회를 꾸린 바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이번에도 절차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며 "늦지 않게 후임 행장이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수출입은행장으로 상당한 경력을 갖춘 경제 관료가 선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구·은성수 등 최근 수출입은행장이 연달아 금융위원장으로 직행한 덕에 자리의 무게감이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는 시각 덕이다. 외부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으나 역대 행장이 대부분 관료 출신이었다는 점에 무게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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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왼쪽)과 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 [사진=각 금융사 등]](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09/16/20190916152512419980.jpg)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왼쪽)과 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 [사진=각 금융사 등]
최 사장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을 시작으로 국제금융협력국장, 국제금융정책국장, 국제경제관리관 등 국제금융분야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상임이사도 역임해 국내에서 한 손가락에 꼽히는 국제금융통으로 인정받고 있다.
유 수석부원장 역시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 국제금융협력국장을 역임해 국제금융 현안에 밝은 인물로 꼽힌다. 그는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과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최 사장보다는 국내 금융에 대한 경험도 충분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두 인물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수출입은행장의 업무와 연관이 깊다. 수출입은행장은 외국 정부나 금융기관과 협의를 자주 할 수밖에 없어 국제금융에 정통한 인물이 선임돼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아울러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관계 경색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제금융에 대한 경력이 한층 중요해졌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국제금융분야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수출입은행장으로 선임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용범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감안한 분석이다. 그는 기획재정부에서 증권제도, 금융정책, 은행제도 등 다양한 국내 금융 현안을 주도해온 인물로 꼽힌다. 아울러 김 전 부원장도 세계은행에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파견 근무한 이력이 있어 국제금융 현안을 다뤄본 경험이 없지는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장 인선의 열쇠를 쥔 기획재정부가 사전에 후보자를 상당히 압축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금융 관련 경력이 풍부한 인물이 행장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지만 자세한 것은 인사추천위원회가 구성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