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ODM 생산 비중은 지난해 3%에서 올해 8%, 내년에는 20%로 늘어날 전망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업체 중 ODM 비중이 낮은 업체는 사실상 삼성전자뿐이다. 지난해 ODM 비중을 보면 레노보 80%, 샤오미 75%, 메이주 70%, 화웨이 32%, LG 30% 등인 가운데 삼성전자는 3%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A·갤럭시M 등 중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중국 윙테크 등을 통해 ODM을 진행 중이다.
올해도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ODM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레노보 85%, 샤오미 75%, LG 50%, 노키아 40%, 삼성전자 8% 등의 비중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때문에 ODM 방식의 경우 품질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 ODM 제품에 문제가 생길 경우 브랜드 타격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최근 ODM 업체들은 다양한 레퍼런스 디자인 개발 경험 등을 토대로 품질 수준이 상향 평준화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ODM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높은 구매력을 바탕으로 저렴한 부품 조달이 가능해 원가 절감 효과가 있다. 또 개발 기간이 단축돼 수익성 제고가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자체 생산하던 삼성전자가 ODM으로 생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것은 수익성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고가의 플래그십 시장은 둔화된 반면,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의 중저가폰 판매는 증가세다. 기존의 개발과 생산 체제로는 이익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실정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실적이 이를 방증한다. 중저가 라인을 필두로 스마트폰 판매 성적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1.6% 하락했다. 잘 팔고도 수익이 쪼그라든 셈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지난달 '삼성 언팩 2019' 기자간담회에서 "130달러(약 16만원)대 이하 제품을 삼성전자가 자체 생산하기는 힘들다"며 "우리가 생각한 기준을 충족한다면 ODM을 일정 부분 하는 것이 맞는다"고 발언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최근에는 주문자와 하청 협력업체가 제품과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생산을 위탁하는 합작개발생산(JDM) 방식도 논의되고 있다. 이는 다른 제조업체들과 차별화가 가능한 핵심 부품에 대해서는 주문자가 관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스마트폰 생산 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세계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키면서 수익성까지 극대화하려면 제품 경쟁력은 그대로 유지함과 동시에 원가 절감에 집중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