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데이터 시대가 도래했지만 통신의 기본은 음성이었다. KT는 이 점에 착안해 소리를 듣는 데 어려움이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인공와우 수술을 지원하고 재활까지 돕는 'KT 소리찾기' 캠페인을 17년째 이어오고 있다. 17년이란 세월을 이어오면서 이제 소리찾기는 청각뿐만 아니라 환우들의 자신감과 꿈까지 찾아주는 대표적 사회공헌사업으로 자리잡았다. KT의 소리찾기 캠페인이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 확인하기 위해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위치한 KT 꿈품교실을 찾았다.
◆청각재활 책임진다 ‘KT 꿈품교실’...언어·영어·미술·음악 다양한 과목 지원
“캥캥캥 캥~거루우.” 대여섯명의 아이들이 선생님의 입모양을 따라 힘찬 목소리로 영단어를 소리 내어 읽는다. 아이들을 바라보던 선생님이 다시 한번 입모양을 크게 벌려 똑같은 단어를 반복한다.
지난 5일 방문한 신촌 세스란스병원 ‘KT꿈품교실’에서는 인공와우 이식수술(인공보청기 삽입)을 마친 난청 아동을 대상으로 한 재활 교육이 한창이었다.
KT꿈품교실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그룹치료는 많은 사설기관이 벤치마킹할 만큼 청각 재활훈련에 있어 우수한 임상결과를 남기고 있다. KT꿈품교실에는 사회복지사, 언어치료사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상주하며 과목별‧연령대별 그룹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언어, 영어, 미술, 음악 등 다양한 과목을 통해 아이들의 청각 재활을 돕고 있다. 한 아이 당 최대 두 과목을 선택해 전액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그룹수업은 최대 6명이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김혜원 세브란스병원 사회사업팀 사회복지사는 “아이들이 1대1 대화는 많이 하지만 그룹으로 대화하는 것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꿈품교실에서는 여러 명이 대화하고 활동하는 것을 연습할 수 있어 아이들이 일반 학교에 진학했을 때 적응도 쉽게 하고 있다. 나와 비슷한 친구들이 있다는 경험을 통해서 수술 후 변화한 환경도 빠르게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꿈품교실의 또 하나의 독특한 재활훈련은 ‘부모 독서 교실’이다. 동화책 작가를 초빙해 부모들에게 스토리텔링 훈련을 하고 있다. 집에서도 부모가 이야기를 재밌게 읽어주면, 아이들이 소리를 듣고, 말하는 데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부모와 아이들의 교감형성에도 큰 도움을 주며 재활훈련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KT꿈품교실은 KT 후원 아동뿐 아니라 전국 농아학교 4곳 등에서 신청을 받아 다양한 아이들에게 재활훈련 기회를 준다. 현재 만 24개월부터 만 20세까지의 청각장애 및 난청 아동 40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일반학교에 진학할 만큼 재활효과를 보고 있다.
아이들의 재활훈련은 조그만 교실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 2015년엔 대학로에서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이후 매년 병원 복도에 아이들의 그림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회는 남들과 다른 청력 때문에 소극적인 아이들이 자존감과 사회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김수연 KT지속가능경영단 사회공헌팀장은 “아이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질 수 있는 재활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전시회를 통해 미대생의 꿈을 꾸기도 하고, 아이들의 진로에도 큰 영향을 주며 좋은 선례를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KT꿈품교실은 매년 학부모와 아이들의 재활훈련 수기를 수집해 부족한 점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난청 아동과 학부모가 바라는 점을 최대한 반영해 재활훈련 시너지를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수기는 부모들에게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올바른 양육법을 배울 수 있는 길라잡이 역할도 하고 있다.
이날 최재영 세브란스 이비인후과 교수의 진료를 받고 KT꿈품교실로 향하던 다은(10), 다경(9) 자매를 만날 수 있었다. 다은, 다경이는 모두 네 살 때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이후 KT꿈품교실에 다니고 있다.
다은, 다경 자매의 어머니는 “KT꿈품교실이 없었다면 일반학교 진학은 꿈도 꾸지 못했을 거예요. 성격도 많이 활발해져서 학교생활도 무리 없이 잘 따라가고 있어요”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KT꿈품교실이 일종의 커뮤니티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꿈품교실에서 만난 학부모들끼리 인공와우 수술 아동이 자라면서 겪는 어려움들을 공유하면서 의지도 하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대비할 수 있게 됐죠”라고 말했다.
다은이는 “꿈품교실과 학교 두 군데를 다니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꿈은 많은데 요즘에는 요리사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언니를 바라보던 다경이는 “저는 슈바이처 선생님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라고 장래희망을 밝혀 꿈품교실 선생님들의 얼굴에 함박웃음을 짓게 했다.
KT꿈품교실은 더 많은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내달 확장을 앞두고 있다.
◆"KT, 난청 치료 새로운 모델 보여줬다"… 17년 의미 돌아본 '홈커밍데이' 개최
KT 꿈품교실은 KT가 2003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KT 소리찾기' 캠페인의 일환이다. 소리찾기는 청각장애 아동들의 소리를 찾아주는 KT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다. 소리를 전하는 통신의 본질을 살려 청각장애 아동들을 지원하는 게 사업의 취지였다.
초창기에는 소리이비인후과와 협력해 난청 환우들에게 인공와우 수술을 지원했다. 인공와우 수술을 집도한 최재영 교수는 2003년 당시에는 인공와우 수술에 대한 보조금이 전혀 없었던 상황이라고 회상했다. 인공와우 수술은 한 쪽에만 2500만원에 달하는 수술 비용이 필요했다. 특히 난청은 아이들이 어릴 때 발견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젊은 부모들이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안타까운 사연이 많았다.
열악한 상황에서 KT의 소리찾기 사업은 큰 반향을 일으켰고 보험 지원도 시작됐다. 2009년에는 KT체임버홀을 개관해 공연 수익금으로 청각장애 난청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2010년에는 인공와우 외 인공중이와 뇌간이식 등으로 지원 영역을 확대했다.
수술 다음 문제는 재활이었다.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후에도 최소 2년 동안의 재활치료가 필요한데, 이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았으며 전문기관을 찾기도 어려웠다. 이에 KT와 연세의료원은 2012년 KT 꿈품교실을 개소하게 됐다.
최재영 교수는 "KT가 인공와우 수술과 그룹 재활치료 모델을 처음으로 보여준 셈"이라며 "수술을 받은 학생들이 대입 원서를 쓰겠다고 찾아올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KT는 지금까지 272명에게 인공와우 수술을 지원했으며 재활 치료 수혜자를 포함해 1만여명을 후원했다.
KT의 소리찾기는 한국을 넘어 해외 의료 소외 지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KT와 연세의료원은 지난 3월 캄보디아 프놈펜 소재 국립의료원 '프리엉동 병원'에 KT꿈품교실을 개소했다. 캄보디아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술과 원격 진료, 재활치료가 가능한 전용 재활센터가 생긴 것은 KT꿈품교실이 처음이다.
최재영 교수가 캄보디아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할 때는 현지 의사 수십여명이 참관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KT는 현지 프리엉동 병원에 전용회선을 구축해 한국과 원격으로 진료가 가능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지난 6일에는 뜻깊은 행사도 가졌다. KT와 연세의료원이 함께 연세대동문회관에서 소리찾기 캠페인을 통해 소리를 선물받은 수혜자와 그 가족 200여명을 초청해 'KT 소리찾기 홈커밍데이'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9월 9일 '귀의 날'을 맞아 마련됐다.
다은, 다경 자매의 어머니는 “KT꿈품교실이 없었다면 일반학교 진학은 꿈도 꾸지 못했을 거예요. 성격도 많이 활발해져서 학교생활도 무리 없이 잘 따라가고 있어요”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KT꿈품교실이 일종의 커뮤니티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꿈품교실에서 만난 학부모들끼리 인공와우 수술 아동이 자라면서 겪는 어려움들을 공유하면서 의지도 하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대비할 수 있게 됐죠”라고 말했다.
다은이는 “꿈품교실과 학교 두 군데를 다니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꿈은 많은데 요즘에는 요리사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언니를 바라보던 다경이는 “저는 슈바이처 선생님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라고 장래희망을 밝혀 꿈품교실 선생님들의 얼굴에 함박웃음을 짓게 했다.
KT꿈품교실은 더 많은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내달 확장을 앞두고 있다.
◆"KT, 난청 치료 새로운 모델 보여줬다"… 17년 의미 돌아본 '홈커밍데이' 개최
KT 꿈품교실은 KT가 2003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KT 소리찾기' 캠페인의 일환이다. 소리찾기는 청각장애 아동들의 소리를 찾아주는 KT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다. 소리를 전하는 통신의 본질을 살려 청각장애 아동들을 지원하는 게 사업의 취지였다.
초창기에는 소리이비인후과와 협력해 난청 환우들에게 인공와우 수술을 지원했다. 인공와우 수술을 집도한 최재영 교수는 2003년 당시에는 인공와우 수술에 대한 보조금이 전혀 없었던 상황이라고 회상했다. 인공와우 수술은 한 쪽에만 2500만원에 달하는 수술 비용이 필요했다. 특히 난청은 아이들이 어릴 때 발견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젊은 부모들이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안타까운 사연이 많았다.
열악한 상황에서 KT의 소리찾기 사업은 큰 반향을 일으켰고 보험 지원도 시작됐다. 2009년에는 KT체임버홀을 개관해 공연 수익금으로 청각장애 난청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2010년에는 인공와우 외 인공중이와 뇌간이식 등으로 지원 영역을 확대했다.
수술 다음 문제는 재활이었다.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후에도 최소 2년 동안의 재활치료가 필요한데, 이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았으며 전문기관을 찾기도 어려웠다. 이에 KT와 연세의료원은 2012년 KT 꿈품교실을 개소하게 됐다.
최재영 교수는 "KT가 인공와우 수술과 그룹 재활치료 모델을 처음으로 보여준 셈"이라며 "수술을 받은 학생들이 대입 원서를 쓰겠다고 찾아올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KT는 지금까지 272명에게 인공와우 수술을 지원했으며 재활 치료 수혜자를 포함해 1만여명을 후원했다.
KT의 소리찾기는 한국을 넘어 해외 의료 소외 지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KT와 연세의료원은 지난 3월 캄보디아 프놈펜 소재 국립의료원 '프리엉동 병원'에 KT꿈품교실을 개소했다. 캄보디아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술과 원격 진료, 재활치료가 가능한 전용 재활센터가 생긴 것은 KT꿈품교실이 처음이다.
최재영 교수가 캄보디아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할 때는 현지 의사 수십여명이 참관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KT는 현지 프리엉동 병원에 전용회선을 구축해 한국과 원격으로 진료가 가능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지난 6일에는 뜻깊은 행사도 가졌다. KT와 연세의료원이 함께 연세대동문회관에서 소리찾기 캠페인을 통해 소리를 선물받은 수혜자와 그 가족 200여명을 초청해 'KT 소리찾기 홈커밍데이'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9월 9일 '귀의 날'을 맞아 마련됐다.
행사는 17년 동안의 소리찾기 활동의 역사와 의미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들로 진행됐다. 인공와우 수술 후 KT꿈품교실에서 미술 수업을 받은 것을 계기로 생활미술학과로 진학해 꿈을 이룬 장수빈씨의 이야기와 수술과 재활을 통해 장애를 극복한 김동현 선수의 희망 메시지 강연, 청각장애 학생들로 구성된 클라리넷 연주팀 '사랑의 달팽이'의 축하공연, KT꿈품교실 참여 학생들의 미술작품 전시전과 합창 발표가 이어졌다.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 은메달리스트인 김동현 선수도 KT의 소리찾기 사업으로 꿈을 찾은 수혜자 중 하나다. 김 선수는 2007년 우측, 2010년에는 좌측 인공와우 수술을 받았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수확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김 선수는 “인공와우 수술로 소리의 방향을 인지할 수 있게 돼 팀웍이 좋아지는 게 느껴졌다”며 “봅슬레이는 팀 종목이기 때문에 팀원들과의 호흡이 중요한데 인공와우를 통해 팀웍이 좋아져 평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꿈을 꿔야 한다”며 “평창에서 저를 응원해주신 것보다 제가 더 응원하겠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홈커밍데이에는 황창규 KT 회장을 비롯해 윤도흠 연세의료원장,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 채성원 대한이과학회장 등 KT와 의료계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황창규 회장은 "청각장애 청소년들에게 소리를 찾아주는 의미 깊은 사회공헌 활동으로 귀하고 값진 일을 지속할 수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KT는 사람을 위하는 따뜻한 기술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 은메달리스트인 김동현 선수도 KT의 소리찾기 사업으로 꿈을 찾은 수혜자 중 하나다. 김 선수는 2007년 우측, 2010년에는 좌측 인공와우 수술을 받았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수확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김 선수는 “인공와우 수술로 소리의 방향을 인지할 수 있게 돼 팀웍이 좋아지는 게 느껴졌다”며 “봅슬레이는 팀 종목이기 때문에 팀원들과의 호흡이 중요한데 인공와우를 통해 팀웍이 좋아져 평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꿈을 꿔야 한다”며 “평창에서 저를 응원해주신 것보다 제가 더 응원하겠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홈커밍데이에는 황창규 KT 회장을 비롯해 윤도흠 연세의료원장,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 채성원 대한이과학회장 등 KT와 의료계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황창규 회장은 "청각장애 청소년들에게 소리를 찾아주는 의미 깊은 사회공헌 활동으로 귀하고 값진 일을 지속할 수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KT는 사람을 위하는 따뜻한 기술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