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방문 메르켈에 심기 불편한 중국 언론

2019-09-0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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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홍콩 발언 관련 보도에 환구시보 맹비난

"홍콩 시위가 방중 주된 목적 아니야... 경제 협력 강조"

메르켈은 中서 인권변호사와 만남 갖아

“메르켈 총리의 방중 주요 목적이 ‘홍콩 시위’일리가 없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 중국 관영언론이 이 같은 제목의 사평을 냈다. 메르켈 총리가 홍콩 시위에 대해 문제 제기한 것을 서양 언론이 보도하자, 이과 관련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다.

7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사평을 통해 “독일과 서양의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은 메르켈 총리가 홍콩 문제에 언급하는 것을 요구했고, 그가 홍콩 사태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서양 주요국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러나 메르켈 총리의 한 두 마디가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 순 없으며, 중국은 외국 지도자가 우리 내정에 간섭하는 걸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메르켈 총리의 방중에서 홍콩 문제가 우선시되지 않을 것이며 홍콩 관련 발언이 중국과 독일 교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홍콩 문제에 가장 깊이 개입하고 있으며 중국과 독일은 미국의 무역전쟁 표적이기 때문에 힘을 합쳐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6일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홍콩 시민에게 권리와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최근 상황에서 폭력만큼은 막아야 하며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독일 언론 등 외신은 이를 신속히 보도했으며, 환구시보가 이에 대해 반발한 것이다. 환구시보는메르켈 총리의 이번 방중은 경제 협력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전했다. 독일이 올해 2분기 마이너스 경제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방중이 이뤄졌고, 독일은 중국과 경제 협력 강화를 원한다며 이 중점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독일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라면서 “독일은 중국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하고 협력 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보호주의가 세계의 안정을 위협한다는 미국을 겨냥한 시 주석의 발언에도 메르켈 총리는 동의를 표했다. 그는“일방주의와 보호주의는 독일에도 부정적 영향을 가져다주고 있어 유관국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마찰을 해결해야 한다”면서 “독일은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정신에 따라 중국과 국제 문제에서 소통과 협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메르켈 총리의 행보는 중국 언론의 보도 내용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dpa 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주중 독일대사관에서 인권변호사들을 만나 중국의 인권문제와 종교적 자유의 억압 문제, 인터넷 검열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홍콩의 소요사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5월 중국 방문 때도 시진핑 주석의 퇴진을 주장했다가 구금된 인권변호사의 부인을 접견한 바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가 6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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