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경제주평을 발표,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대비 0.4%포인트 하향조정한 2.1%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연은 지난 6월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2.5%로 예측한 바 있다.
이번 경제주평에서 현대연은 "2분기의 경제성장률 반등세가 예상에 못 미치는 가운데, 2분기중 반등하던 경기 동행 및 선행 지수 순환변동치가 재침체 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성장력이 약화된다는 분석이다.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1.0%(전년동기대비 2.0%)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 침체에 대한 기술적 반등 효과라는 게 현대연의 설명이다. 현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지난 5월 잠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6월 이후 재(再)침체 국면으로 진입했다. 경기 방향성을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지난 4월 하락세가 멈추었다가 다시 크게 하락하면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경제성장세가 약화되면서 경기 진작을 위한 정부 부문(정부소비+정부투자) GDP 증가율은 올 2분기에 전년동기대비 7.9%로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3분기 10.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 부문이 정부 부문에 반응하지 않으면서, 민간 GDP 증가율은 2018년 1분기 전년동기대비 2.4%에서 2019년 2분기에 0.4%로 하락해다. 특히, 2분기 0.4%의 GDP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3분기 -1.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과 민간 부문 GDP 증가율의 격차가 지속적으로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대연은 향후 한국 경제의 방향성이 △세계 경제의 흐름 △중국 경제의 향방 등에 따른 수출 경기 개선 여부 △민간 경제주체들의 심리적 내구성 등에 따른 내수 경기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우리나라 수출 경기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에 대한 비관론은 점증하는 모습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2019년 세계 경제성장률에 대해서 약 1년 동안의 수정전망을 통해 0.7%포인트나 하향조정해왔다. 약 1년 전 2019년으로 추정된 세계 경제의 경기 고점이 2017년으로 정정될 정도다.
수출 경기의 방향성은 상당 부분 중국 경제의 경착륙 여부에 달려 있다고 현대연은 판단했다.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강한 하락세를 보이고 내수 및 수출 지표가 모두 악화되고 있어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6.2%로, 이는 1992년 1분기 이후 27년 내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가계와 기업의 소비심리 및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내수 경기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도 판단됐다. 향후 내수 경기 회복 여부는 민간의 경제심리 개선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현대연은 내다봤다.
기업과 가계의 경제심리는 지난해 초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기업의 투자심리(BSI)보다 가계의 소비심리(CSI) 악화 정도가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나아가 가계의 소비 심리와 기업의 투자 심리 악화가 실제 실물 지표인 설비투자지수(설비투자), 건설기성(건설투자), 소매판매(소비)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여기에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점증되고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공급측의 원자재 수입 물가의 하락과 수요측의 내수 불황에 따른 물가상승압력 약화로 0%대의 저물가 시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전년대비 국제유가 수준이 낮아지는 추세로 이어지면서 수입물가가 감소하면서 그 영향으로 생산자물가도 지난 7월에 들어 감소세로 전환된 상황이다.
현대연은 금리 인하 타이밍 상실, 추경 통과 지연 등의 정책 실기(失期), 미·중 무역전쟁 및 일본 경제보복 등의 대외환경 불확실성 등으로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해 경기 회복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재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연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의 점증과 민간주체들의 심리냉각으로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경기 진작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