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청와대와 외교부는 주베트남 대사 주요 후보군 가운데 '베트남통(通)'으로 알려진 박 전 총영사를 후임 베트남 대사로 일치감치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인사 검증 등 관련한 절차는 모두 마쳤고,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최종 승인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대사의 임명 시행장이 접수되고 해당국에 아그레망(사전 동의)이 이뤄지면 2~4주 안에 베트남 대사 부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노완 전 호찌민총영사는 현재 전북도 국제관계대사로 있다. 박 전 총영사는 1990년 외무고시 24회로 외교부에 입부했다. 그는 한국외대 베트남어학과를 졸업했고 베트남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또 외교관 생활의 절반 이상을 베트남에서만 근무해 외교부 내 대표적인 베트남 전문가로 통한다. 2014년에는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베트남 외교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그는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하노이 및 호찌민 총영사관 시절에도 한국국제학교 임차료면제 , 한베수교 25주년 사업, 귀국 한베가정문제 등 당시 굵직한 교민사회 현안들을 해결한 바 있다.
특히 하노이 공사로 재직하면서 하노이 한국국제학교를 베트남 정부로부터 사회화 교육기관으로 인정받게 하고 2010년부터 46년간 총 1100만 달러(약 131억8000만원)의 임차료를 전액 면제받게 한 점은 각국의 국제학교 중 최초 사례로 기록되기도 했다.
호찌민총영사 시절에도 같은 베트남 법령(총리실 No. 69/2008/ND-CP, 재무부No. 135/2008/TT-BTC)을 근거로 호찌민 한국국제학교의 임차료를 전액 면제받았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현지 한인사회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평소 베트남정부 대관업무를 자주 수행한다는 교민 A씨는 "베트남은 최근 최고권력자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소위 핵심 엘리트인 정치국원들의 권력구도가 변화하는 시점"이라며 "그동안 한국대사가 없어 외교부재가 우려됐다. 조속한 베트남 대사의 임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민 B씨는 호찌민에서 박노완 총영사 시절을 기억한다면서 "오는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신남방정책이 가속화하는 시점에 베트남 전문가가 대사에 부임하는 것은 적합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와 주베트남 대사관은 박노완 대사의 임명 소식은 사실무근이라며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소식통은 "보통 임명직 대사의 인사는 청와대에서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며 "외교부나 현지공관도 공식적으로 발표가 나야 소식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