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두나무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한 권고안을 발표했지만, 우리나라의 블록체인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4일 인천 중구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UDC 2019)'에서 "그동안 한국 경제가 어려워진 데다가 각국이 보호무역 장벽을 치다 보니 전반적으로 블록체인업계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제는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따른 정부 차원의 대책과 협회를 중심으로 한 업체 간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도 지난달 2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국제적으로 합의된 규율체계에 맞춰 투명한 암호화폐 거래를 위해 거래사이트를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하면 암호화폐 관련 규제의 국제 정합성 제고를 위해 국회의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 논의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이사도 함께 맡고 있는 이 대표는 "국제적 권고안이 나왔고, 국회에서도 입법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협회 차원에서는 권고안을 어떤 방법으로 준수해 나갈지 논의하고 있다"며 "국내 거래소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는 국제 간 이동이 쉽기 때문에 해외의 다른 거래소도 함께 권고안을 따라야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내년 이후의 업계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가 업체들의 옥석을 가리는 시기였다면, 내년에는 조금 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좋은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게임업계에서는 디지털 자산으로 거래하는 방식이 자연스러운 현상인 만큼 첫번째 성공사례가 나온다면 게임쪽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UDC는 두나무가 지난해부터 개최한 블록체인 개발자 중심의 콘퍼런스로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블록체인 전문가들과 참가자들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행사다. 지난해에는 제주도에서 '개발자 증명'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올해는 '서비스 증명'을 슬로건으로 인천에서 5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