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김광중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는 이번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를 지켜보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은행 고객들은 예·적금 거래를 주로 해왔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이해가 증권사 고객보다 낮다”며 “따라서 은행에는 투자상품과 관련한 더욱 강력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상품은 스마트폰, 자동차 등의 제품에 비해 정보비대칭이 크다. 따라서 자본시장법은 투자자보호를 위한 장치를 두고 있다. 판매사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권유해야 하는 적합성·적정성 원친과 손실가능성까지 설명해야하는 설명의무를 충족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번 사태는 은행이 이런 장치를 회피하거나 지키지 않아 발생한 것이다. 김광중 변호사는 “현재 손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연계 DLS는 독일 금리변동을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투자해야 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은행에서 이런 정보에 취약한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며 “평소 금융상품 판매 시 충분한 설명 없이 서류에 체크할 곳을 정해주고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덧붙였다.
상품 가입 시 서면에 ‘동의’한다고 기록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결국 서면은 증거로 남고, 충분한 이해 없이 약관에 서명한 투자자들은 피해가 발생해도 이를 입증하기 쉽지 않다. 또 대부분 불완전판매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는 데에도 한계가 많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태가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앞으로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DLF·DLS 손실은 언제든 또다시 터질 수 있는 문제"라며 "금융당국이 움직이지 않아도 투자자가 항상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판매사가 회피할 수 없는 확실한 제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게 김광중 변호사의 의견이다. 문제 발생 시 입증 책임을 판매사 측에 넘길 필요도 있다.
김광중 변호사는 “통상 불완전판매에 대해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증명해야 하는데, 판매사가 설명의무를 지켰다는 사실을 증명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전화상으로뿐만 아니라 객장에서도 녹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 등을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광중 변호사는 삼성바이오를 비롯해 한솔신텍, 대우조선해양, 코오롱티슈진 등을 대상으로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의 소송을 맡은 금융투자 전문 변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