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는 △책임을 가질 것(Be responsible) △도움이 될 것(Be helpful) △배려심을 가질 것(Be thoughtful) 등의 메시지가 담겼다.
회사 일에 방해가 되는 정치적 논쟁에 개입하기보다는 자신이 사무실에서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사내 게시판에 문제가 될 만한 포스팅을 올린 임직원들을 가려내는 별도의 수단을 개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챗 보드(온라인 게시판) 모니터링 관리팀도 만든다는 계획이다.
직장 내 논의 자체를 아예 차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대화는 사전에 단속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동료들과 정보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은 커뮤니티 구축에 도움이 되지만 정치나 시사 뉴스를 둘러싼 격렬한 논쟁은 근무에 방해가 된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당초 구글은 창립 이념으로 임직원 간 자유로운 의견 표현을 주창하면서 대표적인 '실리콘밸리'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활발한 상호작용과 적극적인 반론 제기 등 열린 토론과 자유로운 사내 문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경영진들 사이에서 자유로운 기업 문화가 자칫 정치적으로 회사를 곤란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경영 방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의 '입단속'에 나선 것은 구글만이 아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6년 사내 익명 토론 게시판의 운영을 폐지했다. 직원들에게 인기 있는 토론방이었지만 종종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성차별적 의견이 게시되면서 논란이 인 탓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세일즈포스닷컴도 지난해 각각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과의 업무 연계 방침을 조정해달라는 직원들의 의견에 애를 먹었다. WSJ은 "직원의 행동주의로 인한 문제가 증가하면서 미국 정보기술(IT) 업계 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