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쉬운 뉴스 Q&A]중국이 꺼낸 대출우대금리(LPR) 제도가 뭔가요?

2019-08-2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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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Loan Prime Rate)를 4.25%로 고시했습니다. 인민은행이 LPR제도를 개편하고 나서 새 LPR를 고시한 것이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점차 악화되면서 경기가 지속적으로 나빠지자 중국이 최후의 보루로 남겨뒀던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든 것인데요. 도대체 중국이 내놓은 LPR제도는 무엇일가요?

Q. 대출우대금리(LPR)가 도대체 뭔가요?

A. 대출우대금리는 은행이 최우량 고객에게 제공하는 금리로 2013년 처음 도입됐죠. 앞으로 인민은행 산하 전국은행간거래센터가 매달 20일 오전 9시 30분(현지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LPR 중간가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LPR 중간가 산정에는 모두 18개 은행이 참여하는데, 대형 상업은행 10곳 이외에 시티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외국계 은행 2곳, 텐센트 위뱅크와 알리바바 마이뱅크 등 민영은행, 농촌 상업은행 등 8곳이 추가됐습니다. 이들 18개 은행이 자체적으로 공개시장운영 금리, 특히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에 기반해 산정한 LPR을 보고하면, 인민은행이 최저가와 최고가를 뺀 나머지로 평균값을 산정해 LPR 중간가를 발표하게 됩니다. 그러면 중국의 각 은행들은 20일부터 신규 대출상품은 인민은행이 고시한 LPR을 기준으로 금리를 정해야 하는 거죠. 기존 대출상품은 그대로 운영하되, 변동금리 대출 상품은 LPR 중간가를 기준으로 금리를 책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LPR는 시장 상황에 따라 매달 변동될 수 있습니다. 

Q. LPR 제도를 개혁한 이유는?

A. 그동안 대형 상업은행이 LPR을 정하면, 은행이 대출을 해줄 때 고객 신용도에 따라 LPR 기준으로 대출 금리 폭을 높이거나 낮춰서 적용하는 식으로 운용돼 왔습니다. 2013년부터 인민은행은 10개 대형 중국 은행들로부터 LPR를 보고받아 평균치를 발표해온 거죠. 하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해 시장에서는 별로 활용되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현재 기준금리 성격인 인민은행의 1년 만기 대출 금리가 4.35%인데, LPR는 4.31%로 별다른 차이가 없었던거죠. 그래서 인민은행은 LPR 제도를 한층 더 보완해 사실상 대출 기준금리를 대체하겠다는 방침입니다. 20일 고시된 새 LPR는 인민은행 기준금리보다는 0.1%포인트, 기존 LPR보다는 0.06%포인트 낮았습니다. LPR가 기준금리를 대체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대출 기준금리가 0.1%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1년 만기 대출금리 외에 장기 대출에 적용할 수 있는 5년 만기와 그 이상의 장기 대출금리도 함께 발표하기로 했는데, 이날 발표한 5년 만기 LPR도 4.85%로 5년 대출 기준금리인 4.90%보다 0.05%포인트 낮았습니다.
 

중국 인민은행. [사진=신화망]

Q. LPR 제도를 개혁한 배경은?

A. 경제성장률을 비롯한 중국의 각종 경제 지표가 잇따라 부진하게 나오면서 급속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중국 당국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중국이 기준금리를 직접 인하하는 대신 LPR 개혁을 통해 새로운 대출금리 산정 기준을 만든 것은 시장 충격을 줄이면서 실질적으로는 금리인하 효과를 내기 위해서죠. 연초부터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올해 1분기와 2분기 경제성장률이 각각 6.4%, 6.2%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올해 경제성장률(6.0∼6.5%) 달성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또 7월 산업생산 증가율도 시장 예상보다 크게 낮은 4.8%로 2002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최근 발표된 주요 경제 지표도 대부분 부진했습니다. 

Q. LPR 제도 개혁으로, 이제 중국 경기가 어느 정도 살아나겠네요?

A. 이에 대해서 시장 반응은 엇갈립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은행들의 LPR 산정이 3.3% 수준인 중기대출유동성(MLF) 금리와 연계돼 결정되는 만큼 앞으로 월간 고시될 LPR 평균치는 기존 기준금리보다 최대 1% 포인트 정도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딩 슈앙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가 인민은행이 독립적인 중앙은행으로 변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죠.

다만 통상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씩 조정되는 데 비하면 '찔끔' 수준의 인하 효과로는 시중 대출 금리가 실질적으로 내려가기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경제지 차이신(財新)은 현재도 1년 대출 때 기준금리의 90% 선인 3.915%가 금리 하단으로 적용되곤 한다면서 LPR가 이보다는 낮아져야 시중 금리가 실제로 인하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해외 전문가들도 효력이 미미할 것이라는 쪽에 손을 들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헬렌 차오 중국 수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LPR은 예금금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기존 대출 가격을 책정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엔 에번스 프리처드 수석 중국 경제학자도 "이번 조치가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인민은행이 LPR을 계속해서 낮추려면 중기대출유동성(MLF) 금리 인하 등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한 다른 조치도 병행해야 한다"고 꼬집었죠. 

LPR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향후 중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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