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자수를 하려던 '한강 몸통 시신 사건' 피의자를 돌려보낸 경찰의 부실 대응을 지적하기 위해 20일 민갑룡 경찰청장을 정부세종청사에 불렀다.
총리실에 따르면 이 총리는 이날 민 청장으로부터 사건의 전말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이번 사건에 국민들은 몹시 실망하고 분노하신다"며 "국민들이 납득하실만한 엄정한 조치와 함께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엄밀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시행해달라"고 말했다.
민 청장은 "경찰이 본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감찰조사 결과를 토대로 엄중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생각과 관점, 의식까지 전환하는 반성의 계기로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또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범인의 자수에 어이없게 대처한 경찰 당직근무자"라고 지적한 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은 모텔 투숙객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사건이다. 피의자는 지난 17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수하기 전 서울경찰청 민원실에 자수하러 찾아갔지만 민원실 직원이 '인근 경찰서에 가라'며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한강 몸통시신 사건의 범인이라고 경찰에 자수한 피의자 A(39)씨가 17일 진술 조사를 마친 후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로 이송돼 유치장에 수감됐다. 경찰은 피의자 모습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