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트위터 등 각종 미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10년 뒤 그린란드'라는 문구와 함께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 황금색 트럼프타워가 들어선 합성사진이 수만 건 공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구상이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부동산 개발업을 해왔던 자신의 사적 이익과 맞물려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한 장의 사진으로 풍자한 것이다.
트위터에는 '정말인가'라는 문구와 함께 개가 놀란 표정을 짓는 짧은 영상도 올라왔다. 계정 이용자 '코리 루이스'는 "그에게 새로운 장난감을 줘라. 아이디어는 제발 그만!"이라는 글을 함께 올리며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구상을 비꼬았다.
그는 "미국이 진정으로 그린란드와 경제협력을 증대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 올 여름에 그린란드 역사 공부 좀 하고 덴마크가 아니라 그린란드에 요청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린란드가 자치령이라는 점도 모를 정도로 트럼프 행정부의 역사 인식 수준이 낮음을 꼬집은 것이다.
미국 언론에서도 '그린란드 구매'라는 발상에 비판적으로 접근하면서 그린란드의 가격을 예상해보는 풍자성 보도가 잇따랐다.
WP는 미국이 1867년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약 87억원)에 샀고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1억3000만 달러인데 그린란드의 면적이 알래스카의 1.5배이니 2억 달러 정도면 될 수 있겠다고 계산해본 뒤 말도 안되는 가격이라고 했다.
1946년 미국이 1억달러에 그린란드를 사려고 했고 이는 현재 가치로 14억 달러지만 그린란드의 2016년 국내총생산도 안되는 액수라고 WP는 전했다.
WP는 또 "사람들이 온통 구글에서 '그린란드의 가격'을 검색해보고 있어서, 그리고 '협상의 귀재'를 자처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것은 가격이 있다'고 말한 바 있어서 그린란드가 얼마인지 취재해볼 수 밖에 없었다"고 우스개 삼아 변명을 하기도 했다.
CNN방송도 그린란드의 가격을 책정해보는 비슷한 보도를 하면서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 "원칙적으로 (구매에) 합의를 이루더라도 가격은 수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측근들은 트럼프가 몇 차례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지나가는 말로 그린란드를 사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질문하고, 그린란드에 매장된 자원과 그린란드의 지정학적 중요성에 대해 경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그린란드 정부는 16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파는 것이 아니다"(Not for sale)라고 선을 그었다. 덴마크 정치권에서도 그린란드를 살 수도 있다는 아이디어에 조롱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는 트위터에 "그것은 만우절 장난이 틀림없다. 완전히 철이 지난"이라는 글을 올렸다.
극우 성향 '덴마크 인민당'의 외교 담당 대변인은 "만약 그가 이 아이디어를 정말로 고려하고 있다면, 미쳤다는 증거"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