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발행 전년보다 11% 감소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공모로 발행된 ABS는 총 21조461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24조1189억원에 비해 11% 줄어든 규모다. 한국주택공사가 발행한 주택저당증권(MBS)과 일반기업의 ABS 발행이 줄어든 탓이다.
MBS는 2017년 이후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감소로 13.4% 줄었다. 일반기업 ABS 발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41.5% 줄었다. 발행비중도 27.7%에서 18.2%로 감소했다. 금감원은 항공사의 항공운임채권 ABS 발행이 없었고, 통신사의 단말기할부대금채권 ABS 발행액이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상반기 발행된 항공사의 항공운임 채권은 5000억원이며, 이중 아시아나항공이 1500억원을 발행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초 감사의견 ‘한정’ 판정을 받아 ABS를 발행하지 못했고, 전체 ABS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신용평가 분석을 보면 아시아나항공의 총차입금 중 ABS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19%(8358억원)에서 지난해 말 36%(1조1417억원)까지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회사채 비중은 22%(9857억원)에서 7%(2233억원)로 급감했다.
◆ABS 큰손 아시아나항공의 후퇴
아시아나항공은 ABS 시장의 큰손으로 불렸다.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2016년 말 'BBB‘에 '부정적‘ 꼬리표를 달았고, 2017년 말에는 'BBB-'로 떨어졌다. ’BBB-‘는 투기등급 바로 직전 등급으로 시장변화에 따라 지급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자 아시아나항공은 상대적으로 발행이 쉬운 ABS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8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 의견 ‘한정’을 받았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자칫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이 매출채권 등을 유동화해 판매한 ABS가 1조원이 넘고, 이 ABS의 조기지급 사유 중 신용등급이 ‘BB+’ 이하로 하락하는 조항이 있다는 점이었다. 또 만기가 한 달 남짓 남은 600억원의 회사채가 유일하게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어 ‘무등급 트리거’ 발동 위기에 처했다.
즉, 아시아나항공은 만기 내에 ‘BBB-’ 이상의 새 신용등급을 부여받아야 차환압박을 피할 수 있게 됐다. 결국 회사 매각을 선택했지만, 호응을 얻진 못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사업구조상 큰 시너지를 내기 힘들 거란 우려와 ABS로 치우친 자금조달의 편향성, 상대적인 투자여력 축소 등이 이유다.
◆ 불투명하고 위험한 ABS 시장
기업이나 은행은 고인 유동성 해소를 위해 ABS를 발행한다. 특히 신용도와 관계없이 높은 유동성을 획득할 수 있어 유리하다. 담보를 평가하기 때문에 자산보유 회사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받을 수도 있다. 부실가능성이 확대된 아시아나항공이 ABS에 의존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ABS 시장의 불투명성과 위험성은 늘 논란이 된다. ABS 발행 방법은 자산유동화법에 의해 공시의무가 있는 ABS와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고 공시의무가 없는 상법상 유동화회사(SPC)를 통한 유동화 두 가지다.
금감원 집계에는 상법상 SPC를 통한 유동화가 포함되지 않지만, 신용평가사들은 이 부분까지 포함해 집계한다. 신평사들의 집계와 금감원의 집계의 규모 차이는 100조원이 넘는다. 이 중 신평사끼리도 정확한 집계가 불가능해 ABS시장의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다.
아울러 ABS의 구조가 복잡해 투자자 입장에선 정보 비대칭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 이런 특징이 악용될 수도 있다. 결국 ABS는 한순간에 시장을 흔들 수 있어 금융당국의 감시와 관리,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