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중도우파 친시장 성향인 마크리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오는 10월에는 보다 공정한 선거를 치러 우리가 연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국민들이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국민을 살필 수 있는" 정책과 페소 환율 안정화를 지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마크리 대통령이 본선거에서 반전을 다짐하고 있지만 이 다짐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주말 치러진 예비선거에서 1위를 기록한 중도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와의 지지율 격차(15.5%)가 워낙 커서다.
10월 대선서 페르난데스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은 공포에 떨었다. 페르난데스가 내세운 러닝메이트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2007년부터 8년간 집권하면서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해 아르헨티나 경제를 악화시킨 장본인으로 평가 받는다.
포퓰리즘 정권이 다시 들어설 경우 아르헨티나 부채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 투자자들은 아르헨티나 자산을 내던졌다. 12일 아르헨티나 증시가 38% 폭락하고, 페소화 가치가 19% 곤두박질쳤다. 블룸버그는 현재 시장이 향후 5년 간 아르헨티나가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을 75%로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시장 불안이 계속되면서 페소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아르헨티나 부채 중 80%는 외화 부채이기 때문에 페소가 떨어지면 부채 상환 부담이 더 커진다. 또 페소 하락이 수입 물가 상승을 부추겨 인플레이션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마크리 대통령의 입지도 더 위태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에드워드 글로솝 캐피털이코노믹스 중남미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를 통해 "아르헨티나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페소 가치가 달러당 70페소까지 떨어지는 상황 역시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간밤 페소는 달러당 57.30페소에 마감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투자노트에서 페소 가치가 20%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아르헨티나 채권과 주식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