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삼성화재의 장기인보험 신규판매액(월납초회보험료)은 154억원으로, 메리츠화재(156억원)에 근소한 차이로 뒤처졌다.
올해 들어 삼성화재는 1월과 3월, 4월에 메리츠화재보다 많은 장기인보험 신규판매액을 기록했으나 5월, 6월, 7월에는 잇따라 메리츠화재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현재 삼성화재의 장기인보험 누적 판매액은 950억원으로 메리츠화재(935억원)에 겨우 앞서는 상황으로, 메리츠화재의 신규판매액이 매달 증가하면서 삼성화재를 제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화재도 장기인보험 시장의 선두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암보험 보장한도, 가입연령, 진단비 등을 확대하고 독립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들에게 주는 시책비(성과급) 비율을 높이는 등 경쟁을 시작했지만, 메리츠화재에 다소 밀리는 형국이다.
삼성화재는 그동안 장기인보험 판매 경쟁이 업계의 영업질서를 흐리고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수익성을 관리하며 우량고객에게 집중하는 보수적 경영을 해왔으나 보험설계사들을 비롯, 회사 내부에서 보다 공격적인 영업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우리까지 동조해야 하느냐는 신중론자들이 많지만 점점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실제 삼성화재 RC(보험설계사)들은 메리츠화재처럼 보험금을 더 준다거나 좀 위험성이 높은 담보를 받으면 안 되냐는 등의 불만을 조금씩 터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회사 내부 부서 간에서도 영업 대응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면서 “장기인보험 시장 경쟁에 대해 이미 고민하고 있고 이제 결정을 해야 할 때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위기감 때문인지 삼성화재는 지난 9일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인보험 지속 성장 전략과 업계 지배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가 인보험 지속 성장을 천명함에 따라 메리츠-삼성으로 이어지는 보장성 신계약 경쟁은 한층 심화될 것”이라며 “신계약 경쟁 심화는 업계 전체 사업비 지출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업계 차원에서는 부정적이지만, 회사 차원에서 신계약은 계속보험료 유입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과 시장지위 확보 측면에서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