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동양인 최초로 사이영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류현진은 연일 호투를 이어가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굳히기에 들어갔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팀의 9-3 승리를 이끌며 시즌 12승(2패)을 올렸다.
류현진의 올 시즌 기록은 경이롭다. 시즌 평균자책점을 1.53에서 1.45로 더욱 낮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역대 기록을 뒤적여도 놀라운 수치다.
라이브 볼 시대가 시작된 1920년 이후 류현진은 정규리그 개막 22경기 기준으로 역대 5번째로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밥 깁슨(1968년·0.96), 루이스 티안트(1968년·1.25), 비다 블루(1971년·1.42), 로저 클레먼스(2005년·1.450)에 이어 류현진(1.451)이다. 클레먼스와는 불과 0.001 차이밖에 나지 않고, 이 둘 사이 무려 14년간 이토록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없었다.
특히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순위를 따지면 류현진이 압도적인 1위다.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평균자책점 2.32로 2위에 올라있는데 류현진과 격차는 0.87까지 벌어졌다. 2위와 10위의 차이는 0.58로 1위와 2위의 차이가 훨씬 더 큰 상황이다.
류현진과 사이영상 경쟁을 벌이던 맥스 셔저(워싱턴 내셔널스)가 지난달 말 부상을 당한 뒤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이날 경기까지 142⅔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134⅓이닝에서 멈춘 셔저와 소화이닝 격차를 더 벌렸다. 또 평균자책점에서도 셔저는 2.41에 머물러 약 1점 차까지 벌어졌다.
또 다른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는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는 올 시즌 24경기에서 148이닝을 던지며 7승 7패 189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류현진보다 2경기 더 마운드에 오른 디그롬은 탈삼진을 제외하면 류현진을 위협할 수 있는 지표가 거의 없다. 류현진은 탈삼진 121개를 잡았다.
미국 현지 외신들의 극찬도 쏟아지면서 류현진의 사이영상 수상에 무게를 싣고 있다.
LA 타임스는 이날 “류현진은 22경기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1.45를 기록했는데, 이는 다저스 프랜차이즈 스타 중 한 시즌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루브 마쿼드(1916년·1.58)보다 우수한 성적이다”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이 매체는 “류현진은 다저스의 전설적인 두 명의 좌완투수, 클레이튼 커쇼(2016년·1.69)와 샌디 쿠팩스(1966년·1.73)의 한 시즌 최저 평균자책점 기록도 넘어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쿼드와 쿠팩스는 모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메이저리그 전설들이다.
지역지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는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순위 2위인 마이크 소로카와 격차를 거의 1점 정도까지 벌렸다”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닷컴도 “메이저리그 최고의 팀이 최고의 선발투수를 앞세웠으니, 어떤 경기 결과가 나왔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류현진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을 향한 움직임을 다시 시작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