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침탈 아픔 있는 서울 남산에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14일 제막식

2019-08-1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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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샌프란시스코 교민 모금으로 제작해 서울시에 기증…조선신궁터 부근에 설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동상 시뮬레이션 이미지 [사진= 서울시]


일제 침탈의 아픔을 간직한 서울 남산의 조선신궁터 부근(남산도서관 옆 회현동1가 100-266)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동상이 세워진다.

서울시와 서울시 교육청, 정의기억연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자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3시 제막식을 갖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동상을 시민에게 첫 공개한다고 12일 밝혔다.
남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동상은 당당한 모습으로 정면을 응시하며 손을 맞잡은 160cm 크기의 세 명의 소녀(한국‧중국‧필리핀), 이들의 모습을 1991년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증언한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평화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실물 크기로 표현한 작품이다. 해당 기림비 동상은 지난 2017년 미국 대도시 최초로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지며 전 세계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린 샌프란시스코의 교민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제작해 서울시에 기증한 것이다.

작가 역시 샌프란시스코에 설치된 기림비 동상을 만든 작가와 동일하다. 미국의 조각가 스티븐 와이트(Steven Whyte)의 작품이다. 두 기림비 모두 국적과 세대를 넘어선 '참여와 소통', '과거와 현재의 연대'를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서울 기림비는 세 명의 소녀상 옆 한 켠을 비워 누구나 이들과 손을 맞잡아 채움으로써 완성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설치 장소도 아픈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 장소성과 동시에 시민들이 많이 찾는 일상적 공간에서 위안부 피해 문제를 더 가까이 접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를 살려 조선신궁터 부근으로 정했다. 시는 부지 소유자인 시교육청의 협조 아래 2차에 걸친 한양도성위원회 자문과 공공미술위원회, 도시공원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기림비 동상의 최종 설치장소를 확정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축소 모형상 [사진= 서울시]


제막식에는 박원순 시장과 이용수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동상을 기증한 김진덕‧정경식재단의 김한일 대표‧김순란 이사장, 마이크 혼다(Mike Honda) 전 미 연방 하원의원, 미 인권단체 위안부정의연대(CWJC) 릴리안 싱(Lillian Sing), 줄리탕(Julie Tang) 공동의장,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서해성 총감독과 함께 기림비 유치를 처음 기획한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손자 이종걸 국회의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정의기억연대는 제막식과 함께 남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동상의 정식이름을 선정하기 위한 시민공모를 시작한다. 이는 기림비를 통해 기억의 역사를 시민과 함께 창조해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오는 16일부터 11월 30일까지 정의기억연대 누리집에서 응모 신청서를 내려받아 전자우편으로 신청하면 된다. 공식 이름을 새긴 동판 현판식은 12월 중에 현장에 설치된다.

김진덕‧정경식재단의 김한일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과 투쟁, 용기를 기억하며 평화와 정의를 기원하는 서울 기림비는 샌프란시스코 기림비와 함께 인신매매와 성폭력 근절을 일깨우는 상징물로, 후세대들의 인권의식을 향상시키고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서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는 샌프란시스코 교민들의 자발적 모금과 정성으로 건립됐고, 샌프란시스코 기림비와 함께 역사 교육의 현장이 되리라 확신한다. 일본군 위안부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서울시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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