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빠른 시일 내 예정이율을 낮출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8일 진행된 상반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최근 장기채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짐에 따라 예정이율 인하를 고민하느냐는 질문에 "최근 금리가 인하되고 있고 실제 예정이율 인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시기는 가능한 한 빨리 시행하려고 한다. 가급적 빨리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정이율 인하를 공식화한 셈이다.
예정이율 인하는 비단 한화생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달 1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25bp(1bp=0.01%) 인하함에 따라 자산운용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보험사들의 예정이율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예정이율이 높을수록 보험료가 싸지고, 낮을수록 보험료가 비싸진다. 통상 보험사들이 예정이율을 25bp 정도 낮추면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보험료는 5~10%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준금리 인하 하나만으로 예정이율을 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금리 기조에서는 한화생명뿐 아니라 보장성보험을 주로 판매하는 생명보험사들의 예정이율 인하 가능성이 크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인하로 인해 보험사들의 예정이율 인하 압박이 높아진 것은 맞는다"며 "특히 지난달 금리인하 때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했는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예정이율 인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가 추가 인하되거나 저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최저보증이율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저보증이율은 금리가 하락하거나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이 아무리 떨어져도 일정 이상의 금리를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보험사는 대부분 2.5% 수준의 최저보증이율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예정이율 인하 시기 및 폭을 확정한 보험사는 없다. 한화생명 역시 가능한 한 빨리 시행한다고만 밝혔을 뿐이다. 예정이율 인하는 보험료와 직결돼 보험사의 영업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예정이율 인하는 보험료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기 때문에 굉장히 민감하다"며 "예정이율을 인하하기 위해서는 우선 보험상품을 개정한 후 적용해야 해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 민감도가 큰 회사를 중심으로 예정이율을 먼저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일부는 예정이율을 인하하지 않고 이번 기회에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려는 회사들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