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역전쟁에 홍콩이 필요한 4가지 이유

2019-08-0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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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격화로 홍콩 전략가치 높아져

대외무역 거점, 안정적 외자유치 플랫폼

위안화 국제화 교두보, 고급인재 공급도

[사진=바이두 캡처]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의 중요한 대외 무역 거점이자 외자 유치 및 위안화 국제화 플랫폼인 홍콩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홍콩 시위 사태에도 중국이 강경 진압을 망설이는 원인 중 하나다. 미국이 홍콩 사태에 대해 언급할 때마다 내정 간섭이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7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의 양광(楊光)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홍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시위 세력을 향해 "불장난을 하면 타죽을 것(玩火自焚)"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장샤오밍(張曉明) 홍콩·마카오 판공실 주임도 이날 열린 좌담회에서 "현재 홍콩이 1997년 반환된 이래 가장 엄중한 국면에 처했다"며 "중앙정부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시위 사태에 대한 중국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면서 조만간 군이나 경찰을 투입하며 직접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중앙정부는 선뜻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불필요하게 홍콩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이유 중 하나로 미·중 무역전쟁이 거론된다.

미국 재무부가 전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됐다. 중국 수뇌부는 대응책 마련을 위해 부심 중이다.

지난해 홍콩의 화물 수출입 총액은 1조1967억 달러로 중국 전체 대외 무역 규모(4조6230억 달러)의 26%를 차지했다.

중국과 홍콩 간 교역 규모도 엄청나다. 중국의 대외 교역액 중 홍콩의 비중은 14%로 미국(19%)에 이어 2위다. 한국과 일본, 독일, 러시아 등을 상회하는 수치다.

지난해에만 331억 달러어치 통신장비와 258억 달러어치 집적회로, 167억 달러어치 컴퓨터가 홍콩을 거쳐 해외로 팔려 나갔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지만 여전히 관세율이 높은 편이다. 아직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은 국가도 상당수다. 반면 홍콩은 자유무역항으로 관세가 없고 통관 속도가 빠르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확대하며 봉쇄 수위를 높일수록 대외 무역 거점으로서의 홍콩의 가치도 함께 제고될 수밖에 없다.

홍콩은 중국 기업이 해외 자금을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중국 기업의 뉴욕 증시 상장을 억제하는 중이다. 홍콩과 중국 증시 간의 커플링 효과가 확대되고 있지만 홍콩은 여전히 아시아 최대 금융 허브 중 한 곳이다

지난해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은 218개, 유치한 자금은 2880억 홍콩달러(약 44조6000억원)에 달한다.

금융 분야에서 미국의 압박이 거세질수록 홍콩을 통한 자금 조달이 더욱 절실해질 게 분명하다.

중국이 미국을 뛰어넘는 경제 대국을 꿈꾸며 추진 중인 위안화 국제화 정책도 홍콩 없이는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위안화로 직접 거래하는 비중을 높여야 하는데, 홍콩은 2004년부터 위안화 국제화의 교두보였다.

아울러 홍콩은 미·중 간 첨단기술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에 고급 인재를 공급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홍콩대와 중문대, 홍콩과기대, 홍콩이공대 등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세계 상위권으로 평가받는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홍콩 내 시위 세력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일반 민심을 다독이려는 행보를 병행하는 것은 홍콩이 가진 전략적 가치 때문"이라며 "무역전쟁이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홍콩 관련 정책을 강경 일변도로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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