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일본 불매운동 한달’ 명동 유니클로에 중국인만…탑텐 韓고객 북적

2019-08-0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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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계산대엔 손님도 점원도 없어…중국어만 들릴뿐

탑텐, '광복절 티셔츠' 완판 이후 명동2호점 발 디딜 틈 없어

1일 서울 중구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왼쪽)과 탑텐 명동2호점 매장 모습이다.[사진=조아라 기자]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한 달째 지속되자,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업체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이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니클로 매장은 오픈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휑한 분위기였다. 반면 '광복절 티셔츠' 등으로 애국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탑텐 매장은 방문한 소비자로 꽉 차 발디딜 틈이 없었다.

1일 오후 방문한 서울 중구에 자리한 유니클로 국내 최대 매장인 명동중앙점에는 한국인 소비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간간이 중국어와 광동어를 쓰는 외국인 관광객 대 여섯 명만이 삼삼오오 의류를 살펴볼 뿐이었다. 

계산대는 점원과 소비자 아무도 없이 비어있는 상태가 잦았다. 휑한 매장 분위기는 평소 유니클로가 신제품을 출시하면 구매대란이 벌어지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대학생 유호열씨(23‧남)는 "사람이 없다고 하길래 친구 만나러 명동 온 김에 한 번 들러봤다"면서 "명동 지나다니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유독 여기만 사람이 없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유니클로가 ‘한국인 고객 무시 발언’에 대해 두 차례나 사과문을 냈지만 유니클로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따가웠다. 지난 30일 유니클로 강남점 앞에서 만난 A씨는 남자친구와 “유니클로는 들어가지도, 쳐다보지도 말아야해”라는 대화를 주고 받았다. 또다른 행인 B씨 역시 친구에게 “이제 절대 안 살거야”라며 결연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탑텐 명동2호점은 사람이 많아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붐볐다. 점원들도 사이즈나 색깔을 묻는 손님들을 응대하느라 바쁜 분위기였다. 계산대 앞도 5명 이상의 소비자로 꽉 차 있었다. 유니클로 명동중앙점과는 확실히 대조적인 분위기였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지속되면서 ‘애국 마케팅’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탑텐 매장의 '광복절 티셔츠' 자리에는 반바지가 대신 진열돼 있었다. 탑텐 '광복절티셔츠'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힘입어 출시 한 달만에 9000장이 완판됐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품절 상태다. '광복절 티셔츠'는 앞면엔 광복을 이룬 해인 ‘1945’가, 뒷면에는 김구· 윤동주 등의 작품 글귀나 인물 설명이 적힌 디자인으로 티셔츠다.

김진영 탑텐 명동2호점 점장은 "가을/겨울 시즌이 시작된 8월에 반소매 티셔츠를 재생산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탑텐은 '광복절 티셔츠' 약 1만장을 추가 생산해 광복절인 8월 15일 전 전국 매장에서 다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티셔츠를 구매하러 전은재(26‧남)씨는 "이제는 탑텐에서 나온 옷을 입으면 애국자라는 소리를 들어서 당당하게 입고 다닐 계획"이라며 "탑텐 상표 보이게 입을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박영훈씨(35‧남‧가명)도 "탑텐이 애국관련 기획상품을 자주 출시해왔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믿고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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