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한글 사용자와 함께 한글꼴의 의미와 방향을 고민하고 새로운 화면용 글꼴을 설계해 나간다는 게 큰 뼈대다. 이는 지난해 10월 한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마루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마루는 한글 글꼴의 현대적 원형을 잇는 줄기라는 의미에서 지은 명칭이다. ‘정종(正宗)’을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정종’을 ‘바른 마루’라고 부르며 시작되었다. 한글의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오늘날 디지털 매체 환경에 맞춰 우리 한글 글꼴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고 있다.
안상수 한글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와 일반 한글 사용자가 함께 새로운 화면용 ‘마루 부리 글꼴’을 설계할 예정이다. 과거에 비해 세밀하게 글꼴의 곡선을 표현할 화면의 기술이 높아진 덕분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부리 글꼴은 조선시대 붓으로 다듬어진 궁체 중 해서체를 인쇄용 활자에 맞게 정리한 글꼴로, 글자 줄기에 부리가 없는 민부리 글꼴과 차이가 있다. 부리 글꼴은 서예에 기본을 두고 있어 손글씨와 같이 미세한 필압 표현과 높낮이가 있는 둥근 획, 감정이 담긴 섬세한 미감을 표현한다. 이에 인간적이고 친숙하며 따뜻한 감성이 담겨 있어, 오늘날 신문, 잡지, 동화책 등의 인쇄 매체에 주로 쓰이고 있다.
‘마루 부리 글꼴’ 디자인은 크게 확장성, 가독성, 유용성 3가지 기준으로 설계할 예정이다. 그동안 전통적 의미에서 해석되던 부리의 개념을 확장해 새로운 미감과 안정감을 담는다. 또한 스마트폰에서 긴 글을 잘 읽을 수 있도록 화면에 알맞고 눈이 편안한 글꼴 형태와 구조로 가독성을 높인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포맷을 지원해 한글 사용자의 유용성을 향상시킬 젊은 마루 부리 글꼴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마루 부리 글꼴은 2021년 일반 한글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이번 마루프로젝트는 사용자들의 의견을 글꼴 디자이너와 공유하며 글꼴에 반영해가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한다. 네이버는 매월 한글한글 아름답게 홈페이지에 사용자와 함께 만드는 마루 부리 글꼴의 설계 과정을 꾸준히 기록해 나갈 예정이다.
안상수 마루프로젝트 디렉터는 “종이에서 화면으로 미디어 환경이 바뀐 오늘날, 다양한 기술과 매체 변화에 적응하는 새로운 개념의 글꼴 설계 방식이 필요하다”면서 “마루프로젝트는 세종의 정신과 최정호의 미감, 미래 한글 사용자를 올곧게 잇는 화면용 부리 글꼴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 2008년부터 한글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을 12년째 진행해오고 있다. 네이버 본문용 서체인 나눔고딕체와 나눔명조체를 시작으로 나눔스퀘어체, 나눔스퀘어라운드체 등 일반인에게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서체를 개발해 누구나 쉽게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한글한글 아름답게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배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