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아사히 맥주’가 타격을 입자, 롯데그룹 계열사들도 ‘롯데아사히주류’와 선 긋기에 나섰다.
그룹 식품BU 소속인 롯데아사히주류가 수입하는 ‘아사히맥주’가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이 됐기 때문이다. 롯데아사히주류 지분은 롯데칠성음료와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가 각각 50%씩 갖고 있다.
국내 수입 맥주 매출 1, 2위를 다투던 아사히 맥주는 불매운동 이후 편의점 등에서 6위권으로 내려앉았다.
롯데마트를 포함한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도 현재 일본산 맥주를 발주하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재고가 충분히 남아있는 제품에 대해서는 발주가 들어가지 않는 ‘자동발주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일본 맥주 판매가 줄면서 재고가 쌓이고, 자연히 발주가 들어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불이 붙으면서 소비자 반응을 의식한 행보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롯데아사히주류의 아사히 맥주를 포함해 일본산 맥주는 ‘4캔 1만원’ 행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수입맥주 매출은 주점 등 유흥채널 보다 편의점·대형마트 등 가정채널 매출 비중이 80% 수준으로 훨씬 크다. 편의점 할인행사에서 빠지면, 불매운동이 아니더라도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소비자 구매가 더 줄어들 수 있다. 롯데아사히주류 매출 하락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외면’받은 셈이지만, 롯데아사히주류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 입장을 적극적으로 알리거나, 할인 마케팅을 벌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롯데아사히주류 마케팅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롯데아사히주류와 함께 식품BU 소속인 ‘롯데주류’도 클라우드와 피츠 등 자사 제품에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관련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일본기업이란 프레임 때문에 직원들 자존감마저 떨어지고 있다. 회사 전체 분위기가 침체되는 것보다는 무인양품, 유니클로, 아사히맥주처럼 ‘욕받이 무녀’라도 있는 게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일본맥주 매출은 전달과 비교해 38.2% 떨어졌다. 수입맥주 2위였던 아사히 맥주는 6위로, 7위였던 기린 맥주는 10위로 떨어졌다. 다만 국산 맥주 매출은 6.8%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는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아사히·기린·삿포로·산토리·에비스·오키나와 등을 포함한 일본 맥주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15.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