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간)까지 일주일 동안 채권펀드로 121억 달러(약 14조3200억원)가 쏟아졌다. 28주 연속 순유입 기록이다. 올해 들어 채권펀드로 몰린 돈은 2540억 달러에 이른다. 이대로라면 올해 4550억 달러가 채권펀드로 유입돼 역대 최대 기록을 쓸 것으로 보인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가 전망했다. 비교하자면, 지난 10년 동안 채권펀드에 몰린 돈은 1조7000억 달러다. 약 3년치에 해당하는 자금이 한해에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은 경제 전망이 어둡고 투자 불안감이 높을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앞으로 얼마나 금리를 내릴지를 두고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전한 도피처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제이슨 웨어 280증권 이사는 WSJ를 통해 분석했다. 연준은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들어 오는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0년래 첫 금리인하를 단행할 전망이지만, 추가 금리인하 횟수를 둘러싸고는 예측이 엇갈린다.
미국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 미국 성장률은 1분기 연율 3.1%에서 2분기엔 연율 1.8%까지 낮아질 것으로 로이터는 전망했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 속보치는 26일 발표된다. 글로벌 성장둔화 전망에 S&P500 편입기업들이 실적 전망을 하향하면서 올해 이들의 순익 성장률 전망치는 1.6%까지 낮아졌다고 팩트셋 자료가 보여준다.
흥미로운 사실은 투자자들의 불안 속에서도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이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뉴욕증시는 사상 최고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우더드 전략가는 채권에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도 증시가 오르는 데에는 지난 10년 동안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식 가격을 뒷받침한 영향이 있다고 봤다.
실제로 미국 주식펀드에선 올해 들어 455억 달러가 빠져나갔다고 BAML는 집계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연준의 부양책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자금이 돌아오고 있다. 지난 6주 동안 미국 주식펀드로 220억 달러가 유입됐다.
WSJ은 과거를 비춰볼 때 금리인하 전망은 단기적으로 주식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가 아닌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을 때 S&P500지수는 이어지는 6개월 동안 평균 11% 상승률을 썼다는 기록이 있다. 12개월 상승률은 16%였다.